한진주기자
"매일 학교에 나올 수 있어서 행복해요."(문지성 성서중 1학년)
"빨리 마스크를 벗었으면 좋겠어요. 등교할 때나 체육수업 때 마스크를 쓰면 숨이 차고 답답해요."(송이레 성서중 3학년)
"2~3년간 체험학습을 못해서 이번 달에 근처 공원이나 박물관으로 나가보려고 합니다."(강소영 성서중 교사)
2일부터 실외 마스크착용 의무해제와 함께 전국 학교에서 전면등교가 시작됐다. 대부분 학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지만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 등이 재개되는 것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서울 마포구 성서중학교 교문에 들어서는 학생 10명 중 8명은 체육복 차림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교실에서 체육복으로 갈아입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체육복 차림으로도 등교할 수 있도록 했다. 학급 단위로 체육수업이나 체육활동을 할 때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수업을 할 수 있다. 친구와 대화하며 오르막길을 걸어 등교하는 학생들은 숨이 가빠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1학년 이하준 학생은 "부모님이 아직까지는 마스크를 꼭 쓰고 다니라고 했다. 백신은 맞았지만 아직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성서중학교를 비롯한 대다수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당분간 체육수업 때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강소영 교사는 "올 초부터 체육수업도 마스크를 쓰도록 했고 당분간 50인 이상이 모여서 활동할 때는 마스크를 쓰도록 기준을 유지할 것 같다"며 "2~3개반이 함께 수업을 하게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달부터 수학여행과 숙박형 체험활동도 허용된다. 학교운영위원회 심의·학부모 동의를 거치면 교육청과 학교가 추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강 교사는 "수련회나 수학여행은 통상 1년전에 계획을 세워서 예약을 해야하는데, 아이들이 원하고 있어서 어떻게 할지 선생님들끼리 협의중"이라며 "선생님들도 최근 2-3년간 외부활동을 못한 점을 아쉬워하고 있다"고 했다. 3학년 송이레 학생은 "중학교에 온 이후로 체험학습 같은 외부활동을 거의 못해서 올해는 꼭 가보고 싶다"며 "친오빠가 수학여행을 부산에 갔다 온 것이 부러워서, 기회가 되면 부산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유치원에서도 바깥놀이나 신체활동 등 야외활동을 할 때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다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불안이 공존한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40대 여성은 "어린이집 놀이터에나 야외활동 때도 아이들이 밀착돼 있는데 야외에서 마스크 쓰지 않게 하겠다는 공지를 보니 걱정된다"며 "어떤 상황에서 착용하는지 아닌지가 명확하지 않아서 더 불안하다"고 했다. 수년간 마스크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자유롭게 활동하기를 바라는 학부모들도 있다. 또 다른 유치원생 학부모는 "놀이터에서 친구들 얼굴을 볼 수 있다고 즐거워하는 아이를 보니 마음이 먹먹하다"고 했다.
교육부는 오는 23일부터 체험학습과 수학여행 때도 마스크 착용 의무를 추가 해제하기로 했다. 학교장은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해 체험학습·수학여행을 갈 때 감염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실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권고할 수 있다.
다만 마스크 착용 기준을 놓고 학교에서 혼선이 예상된다. 학급 단위가 아닌 50인 이상 체육행사나 체육수업 시간이 아닌 운동장 야외활동 등은 마스크 착용 기준을 학교 재량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는 학교 수업 특성을 고려해서 한꺼번에 해제하지 않았고 실내 착용의무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며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는 경우는 착용 의무 대상에서는 제외되지만 1m 이상 거리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 학교장 재량권으로 세부지침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