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조슬기나특파원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러시아 제재의 일환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인을 제재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막판에 보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미 관리들을 인용해 재무부가 푸틴 대통령의 비공식 연인으로 알려진 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 출신 알리나 카바예바(39)에 대한 제재 패키지를 준비했었다고 보도했다.
미 관리들은 카바예바가 푸틴 대통령의 개인 재산을 해외에 은닉하는 역할을 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카바예바를 제재할 경우 푸틴 대통령에 대한 사적인 공격으로 여겨질 수 있어 양국 긴장을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최종 제재에서는 제외됐다. 다만 미 관리들은 카바예바에 대한 제재가 테이블에서 완전히 내려간 것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푸틴 대통령과 카바예바의 염문설은 2008년 처음 나왔다. 올림픽 메달 2개, 세계 선수권 메달 14개, 유럽 선수권 메달 21개를 보유한 카바예바는 리듬체조 역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딴 선수 중 한 명이다. 체조계에서 은퇴한 이후에는 집권 여당 소속으로 의회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러시아인에게 해를 끼친 미국인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러시아 입국 금지와 러시아 아이 입양 금지 등의 제재를 가하는 '디마 야코블레프의 법'의 초안을 입안하기도 했다. 2014년 의원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친정부 TV, 라디오, 신문 등을 소유한 러시아 뉴미디어그룹 사장에 올라 수백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그간 푸틴 대통령과 크렘린궁은 카바예바와의 관계를 공식 인정한 적은 없다. 하지만 미 정부는 둘 사이에서 최소 3명의 자녀가 태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카바예바가 자녀들과 함께 스위스 별장에 머물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리듬체조 행사 '알리나 페스티벌' 발표로 오랜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