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법카·대장동 의혹 잊었나…이재명 '조기 등판설' 솔솔

헤어디자이너 SNS 통해 염색·이발 근황 알려져
지방선거 역할론·전당대회 출마 등 등판설 지속
대선 패배 책임론·대장동·김혜경 법카 의혹은 소명 과제
당내 일각 "나설 때 아니라 성찰할 때" 자중 목소리도

헤어디자이너 A씨가 지난 13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사진./A씨 인스타그램 캡처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대선 패배 후 공개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조기 등판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6·1 지방선거 역할론부터,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8월 전당대회 출마론까지 당내에선 이 고문이 정치 활동을 재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그러나 일각에선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은 물론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에 대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정치활동을 재개할 때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온라인상에서는 이 고문의 근황 사진이 공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헤어디자이너 A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염색·이발을 한 이 고문 사진을 여러 장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이 고문이 짙은 색 정장을 입고 넥타이를 고쳐 매거나 활짝 웃는 모습이 담겨 정치 활동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고문은 지난 대선 이후 한 달 가까이 공식 활동을 멈췄지만, 한편에선 지지자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자신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의 대표격인 '이장'직을 수락하겠다고 알리면서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또 김남국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 고문은 조만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민들과의 소통에 나설 예정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온라인플랫폼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온라인플랫폼에는 이 고문도 함께 참여할 예정"이라며 "이 고문님을 그리워하는 분들께는 기쁜 소식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선 승복 기자회견을 마친 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이 고문의 6·1 지방선거 역할론, 8월 전당대회 출마 요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당장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선 지지층을 결집할 구점심이 필요하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7일 T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 고문의 지방선거 역할과 관련해 "의논을 해서 역할을 요청할 생각"이라며 "선거대책위원회에서도 전면에 나서느냐, 아니면 좀 자유로운 상태에서 지원하느냐 등 여러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유세는 당연히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남국 의원은 지난달 31일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현재 이 고문이 정치에 대한 어떤 일정을 그리거나 고민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당대표 출마를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대선이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이 고문의 정치 활동 재개를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대선 최대 이슈였던 대장동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배우자 김혜경씨의 경기도청 법인카드 사적 사용 문제 또한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고문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상민 의원은 5일 MBN '프레스룸에 온다'에 출연해 "이 고문은 대선에서 패배한 장본인이다. 뒤에서 물러서서 좀 쉬면서 충전하고 본인의 리더십, 여러 가지 의혹 등을 잘 해소할지 등을 점검하고 따져서 봐야 한다"며 "지금은 나설 때가 아니라 뒤로 물러나 자신을 성찰할 때"라고 자중을 요구했다.

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고문을 둘러싼 여러 의혹 해소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공식 활동 시작과 동시에 또 다시 의혹 공세에 시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대선 패배 원인이 뭔지 성찰하고 국민 여론을 듣고 준비할 것이 있으면 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라며 "대선 출마했던 사람이 다시 나와서 지방선거 출마를 한다거나 당권 도전, 국회의원 출마한다는 것은 명문, 도의, 원칙에서 맞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고문의 경우를 놓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한 후 당권을 잡고 대권 재수에 성공한 사례를 언급하기도 하는데 그때는 명분이 있었다. 여러 의혹이 제기된 상태인 지금은 그때와 완전히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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