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장관 내정 파장… 법무-검찰 내부 ‘기대 vs 우려’

"정치적 외압서 해방" 기대 속 '수사 제일주의' 우려도
檢 인사서 구성원 평가 시험대… '윤석열 라인' 요직 중용 관심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인수위사진기자단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49·사법연수원 27기)이 새정부 첫 법무부 장관 후보에 지명된 이후 법무부와 검찰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14일 검찰 안팎에서는 한 후보자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한 후보자와 함께 근무했던 이들은 그의 수사력과 기획력을 높이 평가하는 반면, 한 후보자가 수사에 특화돼 있어 법무·행정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위치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한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되면, 수사와 관련한 정치적 외압 등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해방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A차장검사는 "범죄 수사와 무관한 외압을 잘 이겨내는 검사였다"며 "모든 걸 걸고 수사를 하는 스타일이어서, 수사를 방해하는 외부 요인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이 한 후보자의 성향에 동조해 범죄 혐의를 규명하는 데 집중, ‘수사 제일주의’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검찰 출신 B 변호사는 "(한 후보자가) 사법농단·삼성 그룹 수사를 할 때 무리한 수사를 한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거의 완벽에 가까운 수사를 하지만, 선을 넘는 부분이 있는데 장관이 되면 이 점을 지적해 줄 사람이 없어 검찰 수사도 한 후보자의 기조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한 후보자가 법무·행정에 취약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기업 비리 등 특수수사를 주로 하면서, 수사에만 전문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 검사장이 주로 경제범죄 관련 수사를 했으나, 제도를 입안하는 부서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C 부장검사는 "(한 후보자는) 평검사 시절 법무부 상사법무과에 근무하면서, 국회 법사위 대응 업무도 했고 법령 개정을 담당하기도 했다"며 "이명박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과 대검 기조부에 있으면서 검찰 제도 개선·인사 업무도 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의 권한 중 하나인 검찰 인사권을 어떻게 행사할지도 관심사다. 이른바 친정권 인사로 분류되는 이들에 대한 인사와 소위 ‘윤석열 라인’으로 불리는 특수통 검사들이 요직을 차지할지 등이 핵심이다. 사실상 한 후보자가 임명된 뒤 처음으로 검사가 아닌 장관으로서 구성원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지를 평가받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검찰 내부에서는 한 후보자가 지난 2019년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뒤 단행한 첫인사에서 윤석열 라인을 대거 요직에 앉혀 비판받았던 전례를 답습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D 차장검사는 "(한 후보자가) 2019년 같은 인사를 다시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다만 능력과 성과를 기반으로 한 인사시스템이 무너진 것을 바로 세우고 검찰의 전통적인 인사를 복원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정치적 중립 의지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선에서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한 후보자가 지명된 것이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을 자극해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와 또다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 후보자가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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