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진기자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러시아의 침공 이후 남부도시 마리우폴 사수를 위해 싸워왔던 우크라이나 군이 11일(현지시간) "탄약이 다 떨어졌다. 오늘이 마지막 전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간 가디언은 AFP통신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36대 해병여단이 페이스북 계정에 이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47일간 마리우폴에서 러시아의 진격을 막아내려했지만 러시아 군에 밀려 포위됐다고 인정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이는 우리 중 일부의 죽음을 말하며 나머지는 억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러시아 군의 공격이 유럽 최대 철강 공장 중 하나인 아조브스탈에서 발생한 것을 두고 우크라이나 군은 "적들이 점점 우리를 밀어냈고 포위했으며 파괴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군은 "부상자들은 여단의 절반을 차지하고 팔·다리가 멀쩡한 군인들은 전투로 돌아가고 있다"면서 "보병들은 모두 전사했고 포병들과 대공포대, 무선병, 운전병, 취사병은 물론 군악대까지 동원돼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마리우폴 전시 상황이 불리하다고 판단하고 지도부가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권이 최근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동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러시아군은 개전 초기부터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이에 따라 한달 이상 마리우폴은 식량과 물, 연료, 의약품 공급이 끊어진 상태다. 최근에는 마리우폴에서만 민간인 5000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한국 국회에서 진행된 화상연설을 통해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대한민국이 도와달라"면서 "우크라이나가 무기를 받게 되면 일반 국민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살릴 수 있는 기회이고 우크라이나 뿐 아니라 다른 국가가 러시아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 후반부에 마리우폴에서 벌어지는 러시아 군의 공격과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소개했다. 동영상에는 러시아 군의 공격으로 부상당해 목숨을 잃는 아이들의 모습이 담겼다. 그는 동영상이 끝나자 "보셨냐. 이런 짓이 바로 러시아의 짓이다. 우리를 도와주고 지원해주길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