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병원으로 몰린 코로나19 검사…“약국서 감염될라” 걱정도

11일부터 보건소 신속항원검사 중단
전문가 “원내감염 문제 해결하지 못한 채 완화만”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10일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 오는 11일부터 신속항원검사를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놓여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김영원 기자] 방역당국이 ‘일상적 의료체계’로의 전환을 추진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도 동네 병·의원이나 약국을 방문할 수 있게 되자 오히려 일반환자들이 병원이나 약국 방문을 꺼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좁은 공간에 여럿이 몰려 앉아 차례를 기다리다 자칫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보건소 선별진료소의 신속항원검사가 중단되면서 일반인의 경우 동네 병·의원에서만 코로나19 검사가 가능해지자 이같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11일부터 보건소 신속항원검사가 중단된다는 소식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금도 일반 진료와 코로나19 검사가 분리되지 않아 꺼려지는데 앞으로 병원 갈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반응들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선별진료소에선 유전자증폭(PCR) 검사만 하도록 이원화하는 방안은 좋지만 동네병원에 방문자가 폭증하고 있어 솔직히 병원 내 감염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은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실작한 뒤부터 계속 제기돼 오고 있다. 장염 증세로 내과를 방문했던 함모 씨(25)는 “신속항원검사로 양성 판정을 받고 약을 처방받아가는 확진자들과 진료 대기실 같은 공간에 머물렀는데 장염이 낫기도 전에 코로나19에 걸릴까 두려웠다”고 말했다. 지난달 폐질환자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외래 진료를 딱 한 번 본 뒤 어머니가 코로나19에 확진됐다”며 “확진자가 많으니 병원도 조심해야 할 것 같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방역당국은 앞으로도 일상적 의료체계로의 전환을 지속한다는 전망이다. 오는 15일 중앙재난안전대책회의에서는 신규 확진자수를 비롯한 주요 지표의 감소세를 근거로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또 확진자 격리기간 단축, 감염병 등급 하향 조정 등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체계’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료체계 일상화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성급히 진행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외래진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진료를) 허용하는 것은 좋지만 지금은 준비가 되지 않은 채로 완화만 하고 있다”면서 “원내 감염이 이뤄지지 않도록 감염관리 교육을 하고 시설 보완 등이 이뤄졌을 때 일상 체계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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