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사회적 기업 평가와 보상의 대안

일부 정치인의 과시 수단이나 먼나라 얘기로만 들리던 사회적기업이 이제 바로 우리 곁에 있다. 공식 1호 기업으로 2007년 첫 인증을 획득한 ‘아름다운 가게’를 필두로 2020년 무려 3200여곳에 달한다. 필자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이러한 시장 접근법과 이들 구성원의 열정에 덩달아 마음이 뜨겁다.

사회적기업 생태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이들의 사회가치 창출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필수다. 아직까지는 일부 대기업 출자 주도로 사회성과에 관한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 일례로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제도를 통해 2015~2018년 간 총 188개 기업에 235억원을 지원해 왔다. 이러한 소수 후원자 프로그램은 초기 임팩트 생태계 발전에 크게 기여했지만 사회적기업의 급격한 질적·양적 성장을 볼 때 이러한 인센티브 기반 제도는 곧 한계에 다다를 것이다.

이에 체계적인 경제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보상제도의 확립이 시급하다. 여기에 가상화폐 발행과 거래를 통한 보상을 대안으로 구상해 본다. 탈중앙화와 확장성이라는 블록체인의 태생 취지와 보상제도로서의 토큰 경제의 이상을 생각해 볼 때 사회기업과의 결합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사회적기업의 사회성과 평가와 보상이라는 두 난제를 동시에 해결할 대안이 가시권에 있다.

첫째, 가상화폐를 통해 사회적기업은 사업 자금을 자력으로 마련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은 상장기업이 되기에 난관이 있고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도 높아만 보인다. 이런 한계점을 생각할 때 가상화폐 발행은 훌륭한 대안이다. 블록체인의 공개자원 및 상호운용성을 생각해 볼 때 이들 커뮤니티의 기술지원이 따른다면 가상화페 시장 접근은 정부규제를 차치하면 진입 장벽이 낮은 지각과 의지의 문제일 뿐이다.

둘째, 사회적기업의 진실된 가치 평가가 가상화폐의 균형 가격 형성으로 자연스럽게 도출될 수 있다. 사회적기업의 다양성을 생각해 볼 때 현재 일부 전문가에 의해 수행되는 문서 평가 방식은 그 확장성에 제약이 있다. 예로 발달장애인 교육 및 취업(테스트웍스·동구밭), 환경문제(트리플래닛·루트에너지), 청소년 문제(사단법인 점프) 등은 모두 중요한 문제이지만 이에 대한 가치평가는 각 개인의 사정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시장에서 다양한 사회적기업이 동시에 거래돼 이들 정보교환 및 가치평가가 이루어져 궁극적으로 시장참여자들의 다중지성을 통한 민주적 측정 방식으로 사회성과 평가가 가능해 질 것이다.

셋째, 코인 거래를 통해 일반 대중들도 쉽게 사회적기업의 활동에 재정적 지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 자발적 참여는 해당 기업의 사업과 사회 기여에 관한 인지로 이어지고 소비자와 기업 간 상호 상승효과를 가져와 임팩트 생태계가 더욱 확장될 것이다. 반대로 긍정적 사회가치로 지지받지 못하는 기업은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다.

필자는 가상화폐 시장을 활용한 사회적기업의 재원 마련 및 보상 체계가 이루어질 기술적 인프라가 이미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에 관한 시기 적절한 정부규제의 마련과 가상화폐 커뮤니티의 실행 의지만이 필요한 실정이다.

김규일 미시간 주립대학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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