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한국경제 변곡점, 산업정책으로 풀어야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이후에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코로나19 사태 직후 첫 해는 경기가 나빴지만 지난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나쁘지 않았다.

전년 부진했던 성장률의 기저효과에 코로나19 사태에 익숙해진 영향 덕분이었다. 대신 공급이나 공급망 문제로 인한 고물가 문제가 불거졌다. 올해는 지속되는 고물가에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세계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물가에 대한 중장기적인 방어가 없거나 성장률 제고에 대한 방안이 없다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세계적인 변곡점 상황에서 우리 경제는 무엇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할까. 먼저 물가를 빠른 시일 내에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먼저 부동산 자산 가치의 폭등과 같은 부분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단기간에 경상성장률보다 높은 부동산 가치의 상승은 부의 효과에 의해 수요가 양극화되면서 물가를 올릴 수 있다.

그렇다고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통제하는 방법은 현대 시대에 적절하지 못하다. 수요는 일정하다고 가정하고 오히려 공급이나 공급망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공급망은 세계적인 부분이고 우리가 일부 공급망 문제를 해소한다면 다행이다. 단기적인 물가상승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중기적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해 수요를 충족하는 공급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수입에 의존하는 산업 또는 업종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어느 면에서 또는 어느 산업에서 공급이 부족한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 공급과 관련하여 산업분류코드 상의 대분류, 중분류 이하 소분류, 세분류, 세세분류까지 공급과 수요 상황에 대한 부분을 알고 있어야 한다. 내수 비중과 수입 비중 등을 알아야 하고 매출액, 생산액, 기술인력, 기술력 정도를 알고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업종이 농림어업이다. 농림어업의 물가상승률은 작년부터 두드러졌다. 농산물 중 일부 품목은 수백 퍼센트 상승하기도 했는데 그 이유는 생산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갑작스럽게 농산물 가격이 상승한다고 해서 농업인들도 반갑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산지 가격은 같지만 소비자 가격은 높아졌기 때문이다. 생산인력이 모자라는 곳에 4차 산업을 연계한 기술을 중기적으로 투입하거나 유통망 과정을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

물가에만 산업정책이 적용될까. 경제성장률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는 마찬가지이다. 경제성장을 제대로 하려면 산업별 생산, 중간재 등의 소비, 수입 비중, 기술수준, 매출액, 인력수, 기업수, 기술인력, 기술력 등 세세분류까지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산업간 파급효과도 분석해야 한다. 여기에 어디까지 4차 산업을 더해야 경제가 성장하고 고용 증감뿐만 아니라 앞에서 언급한 다른 변수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코로나19가 왔을 때처럼 산업별 실업급여 등에 대한 준비 등이 가능하고 마스크 대란 등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게 된다.

현재 한국경제는 변곡점 위에 서 있다. 장기침체 또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가느냐 또는 다시 위기를 딛고 일어서느냐의 변곡점이다. 지금은 이러한 변곡점을 이해하고 다시 제대로 된 발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모든 발전의 출발점은 산업정책에서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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