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다이어리]늙어 가는 차이나

中, 고령사회…인구 자연 증가율 0.034%, 사망률 매년 7%대 유지
차이나+인플레이션 우려 한 발짝 더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0.752%, 0.718%, 0.034%'. 중국 인구 관련 통계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해 중국 총인구는 14억1260만명(홍콩ㆍ마카오ㆍ대만 제외)이다.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인구 1위 국가다.

하지만 출생률을 보면 1위 자리를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중국 출생률은 0.752%. 인구 1000명당 7.52명이 지난해 태어났다.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최저다.

반면 사망률은 0.718%다. 한 해 태어난 사람과 사망한 사람 수가 거의 비슷하다. 인구 자연 증가율은 0.034%다.

중국의 1949년 인구 자연 증가율은 16%에 달했다. 대기근을 촉발한 대약진운동이 시작된 1960년(-4.57%)과 1961년(3.8%) 제외하고 중국 인구 자연 증가율은 매년 두 자릿수 증가했다. 중국 인구 자연 증가율은 1963년 33.5%를 정점으로 조금씩 감소하다 1998년(9.14%) 처음 한자리 대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가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을 포기하고 2016년 '2자녀 정책'을 도입했지만 상황이 바뀌지는 않았다.

급기야 중국 지도부가 지난해 '3자녀 정책' 도입을 발표했지만 출생률 저하는 더욱 가팔라졌다. 2016년 6.53%에서 2017년 5.58%, 2018년 3.78%, 2019년 3.32%, 2020년 1.45% 등 매년 곤두박질치고 있다.

하지만 인구 자연 증가율을 더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린성과 랴오닝성, 닝샤후이족자치구, 티베트 자치구가 인구 데이터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또 장쑤성과 헤이룽장성, 칭하이성, 충칭, 베이징, 상하이는 구체적인 출생률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았다.

경제가 발전한 도시는 물론 농촌 지역 모두 인구가 매우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31개 성ㆍ시ㆍ자치구 가운데 최소 9개 성ㆍ시ㆍ자치구의 인구 자연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이후 매년 7%대의 사망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인구 자연 증가율이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망률이 7%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중국이 고령 사회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는 10여년 전부터 나왔다. 노동 인구 감소로 중국이 앞으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루이스 전환점(Lewisian turning point)'이 대표적인 이론이다. 저렴한 노동 인력 부족으로 중국 경제 성장에 한계가 왔다는 주장이다. 중국 인구 통계를 시계열로 보면 틀리지 않는 이론이자 주장이다.

중국의 싼 노동력은 전 세계 상품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인건비가 상승하면 상품 가격이 오른다. 중국산 상품 가격 상승이 전 세계 물가에 영향을 주는 구조다. 이를 차이나플레이션(차이나+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중국 당국도 인구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주요 2개국(G2) 지위가 노동력에서 나온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급기야 외국인 보모 허용론까지 거론되고 있을 정도다.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이 인구 감소 원인을 분석하고 출산율을 높이는 방안을 소개하는 등 인구 감소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이자 통제 가능한 국가인 중국이 인구절벽이라는 난제를 어떻게 풀어 낼지 궁금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중국은 과거로 회귀할 수 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