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中반도체 업체와 처음 손잡나…'YMTC 제품 검토중'

키옥시아 사고 여파…아이폰 탑재 메모리 생산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공급 물량도 늘릴 듯"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애플이 아이폰에 넣을 메모리반도체 공급업체를 새로 물색하고 있다면서 처음으로 중국 업체 선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리반도체 강자인 삼성전자와 SK 등 국내 업체의 공급 물량을 늘리면서도 공급처 다변화 차원에서 빠르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메모리반도체 업체의 제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31일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지난달 일본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의 원재료 오염 사고 발생으로 반도체 공급량이 줄어든 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에서 받아올 공급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애플이 메모리 네트워크 다변화에 대한 의지가 강하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나 물류난에 따른 추가 혼란으로 발생할 리스크를 상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애플은 현재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에서 낸드플래시 샘플을 받아 시험 중이다. 중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기업이자 칭화유니의 자회사인 YMTC는 낸드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YMTC의 낸드 사업 매출은 4억6500만달러(약 5600억원)로 1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으며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3분기 2.5% 수준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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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애플이 수개월 전부터 YMTC와 교류해왔지만 아직 최종 (납품과 관련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면서 양측이 논의해서 시험 중이라는 사실 만으로는 메모리반도체를 애플에 납품할 것이라 보장하진 않는다고 전했다. YMTC의 제품 자체가 애플에 적합하다 하더라도 수율이나 질적 측면에서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여부도 판단해야하기 때문이다. 만약 애플이 YMTC의 제품을 도입한다면 보급형 스마트폰인 아이폰SE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폰을 조립하는 업체인 대만 폭스콘과 페가트론은 주로 중국에 공장이 있으며 조립 과정에서 메모리반도체 등을 가져와 투입하는 만큼 YMTC가 비용을 더 낮춰 저렴하게 제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애플과 YMTC와의 교류 확대는 중국을 견제하려 했던 미 정계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중국 남서부 쓰촨성 청두 공장에서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 생산을 늘리려던 자국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계획을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중단시킨 바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과 YMTC 또는 칭화유니와의 계약이 성사되면 미국과 반도체 패권 경쟁을 벌이고자 반도체 산업을 육성해왔던 중국으로서는 엄청난 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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