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검사의학회 '민감도 낮은 자가항원검사 확대 우려…PCR 역량 늘려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012명 발생하며 하루만에 4400명이 폭증한 26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역 인근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방역당국이 코로나19 무증상자 선별 목적의 자가항원검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의료계가 우려를 표명했다. 민감도가 낮은 항원검사 방식의 '위음성'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감염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26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무증상자를 대상으로 한 자가항원검사 시행 계획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성능이 우수한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더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의료인이 직접 시행하는 항원검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의료인이 시행해도 50% 미만, 자가 검사로 시행하면 20% 미만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신속항원검사는 PCR 대비 1000~1만배 이상 바이러스 배출이 많아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회는 "감염 초기에는 항원검사의 민감도가 매우 낮고, 바이러스가 많이 배출되는 증상 발현 시점부터 1주일 이내 항원검사를 사용해야만 민감도가 높다"면서 "신속항원검사를 무증상자에게 전면적으로 도입할 경우 감염 초기 환자는 위음성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위음성 환자를 격리할 수 없어 오히려 감염을 확산시킬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학회는 무증상자에 대한 자가항원검사의 사용 대신 PCR 검사와 의료인이 시행하는 항원검사를 기반으로 한 전략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PCR 검사 여력이 있는 동안은 PCR 검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정부가 전문가와 협의해 정확도 높은 PCR 검사를 최대한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대용량 자동화 PCR 장비 신속 심의를 통한 도입 ▲비인두도말보다 덜 불편한 구인두도말 검체 사용 ▲비필수 검사의 인력과 자원을 코로나19 PCR용으로 전환 등의 방식을 들었다.

또 유행 규모가 커지면 더 정확도가 높은 검사법을 먼저 시행한 뒤 단계적으로 정확도가 낮은 검사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무증상자에게 자가항원검사를 도입할 경우 철저한 방역조치가 선행돼야 함도 지적했다.

학회는 "진단검사 역량을 더욱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있음에도 전문가 의견과 달리 지금 시점에 자가항원검사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기로 한 정부 발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진단검사 전문가들과 긴밀히 소통해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건의드린다"고 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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