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부진한 카카오뱅크, 부채 구조조정과 금융혁신은 병행 불가

실적 기대 못미칠 전망…순이익 543억, 컨센서스 16%↓
정부 규제 강화도 악재…지속 여부 주목해야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4분기 다소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으로 이자이익이 줄어든 데다 플랫폼 수익도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2일 키움증권은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4분기 순이익 54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분기 대비 4.4% 증가한 규모지만 시장 기대치 647억원에는 16% 가량 밑돌 것으로 본 것이다.

우선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으로 이자이익이 당초 예상보다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에는 고신용자 신용대출을 중단한 데 이어 전월세 대출도 한시적으로 중단한 실정이다. 다만 중금리 대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순이자마진 상승 추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수익도 예상처럼 전분기 대비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자체 중금리 대출 목표를 맞춰야 하는데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및 금융소비자보호법 강화로 연계 대출에 대한 제약이 커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증시 조정으로 증권연계계좌 수익 증가도 다소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가가 오르면서 스톡옵션 행사가 늘고 광고비 추가 집행 등으로 판관비 증가는 불가피해보인다.

강화된 정부 규제로 인한 이익 성장 둔화를 고려해 키움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올해와 내년 순이익을 각각 27.8%, 23.6%씩 낮췄다.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수익 전망을 낮춘 것이다.

향후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변수로는 우선 현재 추진 중인 정부의 은행 주도 부채 구조조정 정책의 지속 여부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대형은행 대비 탁월한 경쟁 우위를 갖고 있지만 대출 총량 규제를 유지하면 고유의 경쟁력을 활용해 수익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며 "금융 불안정성 확대 시 인터넷 전문은행, 핀테크(금융+기술) 업체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선 이후 금융 혁신 중심으로 정책 기조가 전환된다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서 연구원은 "이 경우 카카오뱅크의 경쟁력이 재부각될 수 있다"며 "2019년 하반기처럼 구조조정을 포기하고 경기부양과 금융 혁신으로 정책 기조를 변경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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