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 심해진 이유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중국 경제 의존도 높은 영향

20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과 동일한 2842.28로 장을 열었다. 원·달러 환율은 2.2원 내린 1189.5원에 출발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최근 원·달러 환율은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탈)에도 불구하고 크게 오르며 원화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원화 약세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높은 물가 오름세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원화는 달러화 대비 8.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달러인덱스 상승률 6.3%보다 원하가 더 하락한 수준이다. 신흥국 통화 하락율(2.7%)을 웃돈다.

원화 약세 배경으로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중국 경제 의존도, 포트폴리오 투자, 외국환 은행의 선물환 매도 포지션 확대 등이 꼽힌다.

먼저 우리나라의 높은 대중 교역 의존도다. 대중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달러 강세에 따른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통화가치 절하율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의 대중 교역 의존도는 2020년을 기준으로 24.6%로 동남아 5개국이 17.2%, 여타 신흥국이 13.3%인 것과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치솟는 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과 맞물려 인플레이션 기대를 상승, 이에 대한 연준의 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이 고조되며 달러화가 상승했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3월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올해 최소 3~4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으로 환율 상승 기대가 형성되면서 지난해 중반부터 선물환 매입, 차액결제선물환(NDF) 매입이 증가했다. 이에 외국환 은행의 선물환 매도 포지션이 확대된 것도 원화 약세의 원인이다.

향후 미국의 인플레이션이나 국제 원자재 가격, 중국 경제, 투자자금 이동, 반도체 경기 사이클에 따른 국내 기업 실적 변화 등 대외 리스크 동향을 상시 점검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은은 "최근의 원화 절하는 우리 경제의 대외 리스크 요인과 환율상승 기대에 대한 시장 반응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 긴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본원통화량 자체가 줄기 때문에 수급 측면에서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달러화 가치가 100에 가까워질수록 롱배팅이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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