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사망]이재명 '명백한 내란·학살 주범'…김기현 '조문은 인간 도리'

여야 한 목소리로 고인의 과오 언급
조문 여부 놓고는 서로 다른 입장 나타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23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으로 경찰 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23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에 여야는 한목소리로 고인의 과오를 언급했으나 조문 여부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약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 전 대통령이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우선 전두환씨라고 하는 게 맞겠죠. 대통령 예우를 박탈 당했기 때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는 "전씨는 명백한 내란, 학살 사건의 주범이다. 자신의 사적 욕망을 위해 국가권력을 찬탈했던 용서 받지 못할 범죄에 대해 마지막 순간까지도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았다"며 "참으로 아쉽게 생각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조문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현재 조문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꾸준히 전 전 대통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달 22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은 자리에서도 전두환 비석을 밟으며 "전씨는 학살반란범"이라며 "올 때마다 잊지 않고 밟고 지나간다"고 언급한 바 있다.

광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조오섭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아무런 사과도 없었고, 진실 규명 없이 왜곡만 하고, 반성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한 것에 대해 화가 난다"며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국민에게 사죄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대변인은 "부정부패와 군대를 동원한 국민 학살 등 나쁜 짓을 많이 했는데도, 야당 후보는 정치는 참 잘했다고 얘기하는 현실이 슬프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역사를 인식한다면 국가장 이야기는 감히 입에 올리지 않기를 바란다"며 "성찰 없는 죽음은 그조차 유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쪽도 전 전 대통령의 잘못에 대해선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싫든 좋든 여러 논란을 벌였던 분이고, 한국사의 한 장면을 기록했던 분이 많은 국민적 비난을 받았던 엄청난 사건의 주역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한 책임이 막중하다고 생각한다"고 논평했다.

다만 안타까움을 전하며 조문 계획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인간적으로는 돌아가신 것에 대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조문하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공식회의가 잡혀 기자들 앞에 나서야 했던 김 원내대표를 제외하면 국민의힘은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전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시선 등을 의식해 수위 조절을 고민하는 모양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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