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1주기] 움츠렸던 JY, '반도체 大戰' 대응 나선다

내달 중 美출장 전망‥'뉴삼성' 전환 속도 낼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유족들이 25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치러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수원=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고(故) 이건희 회장의 별세 1주기를 기점으로 대규모 시설투자와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경영 현안 챙기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특히 미국을 직접 방문해 고심했던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매듭 짓고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열강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반도체 패권전쟁’에 대응할 예정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해외 경영 활동 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에 ‘뉴 삼성’에 대한 구상이 담길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다음달 중 미국 출장을 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확한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 부회장이 매주 재판에 참석한다는 점을 감안해 일정 조율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르면 다음달 5일 출장길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지만 다음달 18일 재판이 휴정되면서 같은 달 둘째주부터 셋째주까지 시간적 여유를 확보해둔 상태다. 이 부회장의 미국 출장이 이뤄지면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3개월만이자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스위스, 베트남 등을 방문한 이후 1년여 만의 해외 출장이 된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미국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최종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반도체 생산시설 확보에 투자할 의지를 내비치는 상황에서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1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삼성은 올해 초부터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외에 추가로 제2의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 위해 현지 정부와 협상을 해왔으며, 지난 5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협상에 속도를 내왔다.

현재로서는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뉴욕, 애리조나주 등도 함께 검토되고 있으나 현재 공장이 있는 오스틴과의 연계성 등을 고려해 테일러시가 차기 삼성 공장 부지가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최근 텍사스주 테일러시 의회도 삼성전자에 세제 혜택 등을 주는 지원 결의안을 최종 의결해 삼성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막판 조율을 마무리 지으면 이 부회장이 최종 사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 투자와 함께 삼성의 인재 양성과 고용 창출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국내 대기업들이 대부분 수시채용 방식으로 전환한 가운데 삼성은 공채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향후 3년간 4만명을 직접 채용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또 지난달 가석방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김부겸 국무총리와 만나 기존 직접 채용 계획과는 별개로 청년 일자리 3만개를 더 만들겠다면서 "청년들의 희망을 위해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취업제한 논란을 의식한 듯 보이지만 삼성이 해결해야 할 굵직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이 서서히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 대규모 M&A와 같은 사안들을 통해 이 부회장의 구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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