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줄 섰는데 '샤넬' 구경도 못하고' … 백화점 북새통

연휴·정기세일 겹친 백화점 나흘간 명품 매출 33% 껑충
"여행 대신 쇼핑·외식하자" … 외출욕구·보복소비심리 폭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맞벌이 직장인 박모씨(서울 목동)는 연휴 첫날인 지난 2일 유치원생 아이 둘과 함께 경기 의왕에 위치한 '롯데 타임빌라스'를 찾았다. 주차장은 만원이라 인근 공터에 마련된 임시주차장에 차를 대야 했다. 푸드코트엔 빈 자리가 없어 한참을 헤맸다. 박씨는 "사람이 많아 식당마다 30분은 기다려야 하고, 카페엔 들어가지도 못했다"며 "잔디밭이나 놀이터 같이 아이들 뛸 수 있는 공간이 있어 가족 모두 오랜만에 쇼핑을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3일 오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모여 있는 2층으로 연결된 에스컬레이터에 고객 줄이 끊이지 않는다. 명품 브랜드 '샤넬'은 낮 12시가 조금 넘어 이날 입장 대기접수를 마감했다. 매장을 찾은 김모씨는 "평일엔 휴가를 내야 상품 구경이라도 할 수 있어 이번 연휴를 노렸는데, 오히려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 대기순번도 일찌감치 끝났다"며 "해외여행 대신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풀어볼까 싶었는데 이마저도 부지런해야 하나 보다"며 다른 층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10월 첫 주말 황금연휴를 맞아 백화점과 대형 아웃렛 등에 나들이를 겸한 쇼핑객이 몰렸다. 추석 명절 연휴 이후 전국적으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2주 더 연장됐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소비자들의 외출 욕구와 보복 소비심리 또한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거리 여행이나 숙박업소 이용을 꺼리는 시민들은 인근 교외형 아웃렛 등 당일 일정이 가능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쇼핑이나 외식을 즐겼다.

백화점은 연휴 기간과 함께 시작된 가을 정기세일까지 겹치면서 매출이 크게 뛰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 1~4일 매출(전점 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2020년 10월 2~5일)에 비해 21% 증가했는데, 그중에서도 생활가전 매출이 65.1%, 화장품 54.7%, 해외패션 32.1% 등으로 두드러진 신장률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25.3% 증가했다. 골프 관련 상품이 전년 동기 대비 71.8%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리빙 46.6%, 여성패션 36.5%, 명품 31.4% 등의 순이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명품 33.6%, 가전 27.1%, 생활 22.0%, 여성패션 15.7% 등을 중심으로 나흘간의 매출이 17.9% 신장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야외활동 하기 좋은 날씨에 대체공휴일로 연휴까지 길어지다 보니 신규점을 중심으로 방문객이 늘고 가전이나 해외명품 등 고가 상품 판매도 늘었다"며 "백신접종 확대 등으로 이달 하순부터 '위드코로나' 분위기가 본격화되면 겨울의류와 화장품 등의 상품군 매출도 고루 신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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