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금융부문 실적 효자노릇 '톡톡'

반도체 위기에도 금융부문 실적 개선 뚜렷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현대자동차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자동차 할부금융과 리스 등을 하는 금융부문이 효자노릇을 하면서 실적 부진을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현대차에 따르면 금융부문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조3810억원, 영업이익은 5302억원으로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크게 변동이 없지만 영업이익은 143% 급증했다.

현대차의 금융부문은 현대캐피탈, 현대캐피탈아메리카, 현대카드 등으로 구성됐다. 할부금융, 리스, 신용카드 업종 등이다. 1분기 기준으로 현대차 전체 매출에서 금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1% 정도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30%에 달할 정도로 알짜 자회사들이다.

올해 금융부문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자동차 할부금융과 리스, 신용대출 등을 하는 현대캐피탈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315억원으로 전년 동기 981억원 대비 34% 증가했다. 1분기 차량 판매가 늘면서 할부금융과 리스 등 자동차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난 영향이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의 수익도 크게 좋아졌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는 북미 지역에서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할부와 리스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는 불황기에 쌓였던 부실자산을 선제적으로 상각하면서 작년까지 1~2%에 불과했던 순이익률이 올해 들어 8~10%로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중고차 시장이 역대 최고의 호황을 누리는 것도 실적 개선 요인이다. 미국의 4월 중고차 지수는 166.3달러로 195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고차 가격이 오르는 것은 미국 내 백신 보급 확대에 따라 야외활동, 여행, 출장 등의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신차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자 중고차 가격이 크게 치솟은 영향도 있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는 리스 비중이 높아 중고차 가격이 상승하면 차량 매각 손익이 올라 전체적으로 실적이 개선된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이슈가 확대되면서 우려가 있지만 금융사업부가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며 "금융사업부의 높은 레버리지 효과가 발휘되면서 경쟁력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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