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호기자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현대엔지니어링,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올 하반기 예정된 대어급 기업공개(IPO)의 명단이다. 최대 200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IPO에 쏠릴 전망인데, 이들이 주식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면 증시 전반에 주식 공급이 늘어남에 따른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IPO규모는 100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카카오뱅크가 34조원, 크래프톤 22조원, 현대엔지니어링 10조원 규모의 IPO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다. 이를 전부 합치면 200조원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100조원에 달한다. 이는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의 4% 내외다. 1999~2000년 닷컴버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재 코스피 시총은 2250조원 정도이며 코스닥 시가총액은 403조원 정도다.
IPO는 증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본다. IPO가 활발하면 기업의 자본 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으로, 증시는 부양한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IPO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면, 그러니까 시장 규모(시가총액)의 2~3% 이상 주식 공급이 늘어나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주식 공급 확대에 따라 주가의 성장이 제한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닷컴버블이다. 당시, 증자와 기업공개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시장이 점차 과열됐고 시차를 두고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중국에서도 2006~2007년 이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중국 페트로차이나가 상장하면서 주식 공급 규모가 시총의 3~4%를 넘자,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그 이후 2 년간 부진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올 하반기 경기 회복의 모멘텀은 둔화될 것이지만 위험자산 가격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면서도 "하반기 대규모 기업공개에 따른 수급 부담이 업사이드를 제한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