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장 가려다…내가 양성이라고?

출국전 검사 확진 급증
무증상에 대부분 당황
"잠복감염 퍼졌다는 뜻"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이달 초 해외 출국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김모씨는 출국을 이틀 앞둔 상태에서 검사를 받았다. 해외 출장 준비를 마치고 음성확인서 발급을 위해 검사에 나섰던 김씨는 코로나19 검사에서 뜻밖에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김씨는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었고 기침·발열 등 증상도 없던 터라 당연히 음성을 받을 줄 알았다"면서 "확진 판정으로 회사 내부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김자영 가톨릭관동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14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최근 코로나19 관련 검사 중 특이사항은 해외 비즈니스 출장을 위해 출국 직전 검사받는 이 가운데 확진자가 부쩍 늘었다는 점"이라며 "해외출장자 10명을 검사했을 때 2명꼴로 확진자가 나온 적도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들 가운데는 무증상인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본인이 확진받았다는 사실에 더 놀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만큼 지역사회 내 잠복감염이 퍼져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인하대 의과대학 부속병원과 함께 코로나19 검사센터를 운영중인데 해외출국자들은 출국에 앞서 이곳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하루 250명 정도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인하대병원 검사센터 관계자는 "이곳에서 검사를 받는 이들은 이미 지자체에서 스크리닝을 거쳐 출국 전 최종 음성 확인을 받기 위한 분"이라면서 "각 지자체 검사소에서 유증상자들이 걸러지는 데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출국 직전 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는 이전에 코로나19를 앓았다가 바이러스가 재검출돼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도 있다.

이날 확진자가 700명대로 다시 올라선 가운데 감염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확진자 비율도 30%에 육박하며 ‘3차 대유행’ 정점시기와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다. 봄철 이동량 증가도 위험요소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주말(4월10~11일) 이동량은 수도권 3476만건으로 직전 주말(4월3~4일) 대비 10.1% 증가했다. 비수도권의 주말 이동량도 3667만건으로 직전 주말 대비 19.1%나 급증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민들의 피로도가 심해지고, 봄철 날씨도 좋아지면서 이동량이 늘고 있다"면서 "긴장감이 사라지면서 향후 거리두기를 상향하더라도 방역 효과는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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