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기업법 무더기 입법 무력감' 김용근 경총 부회장, 사의 표명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현대경제연구원 공동 주최로 열린 한일 양국 산업의 협력과 경쟁 토론회에서 김용근 경총 상근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사의를 표명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설 연휴 전 손경식 경총 회장을 포함한 내부 인사들에 사의를 거듭 표명하고, 후임자 논의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료 출신인 김 부회장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을 맡았던 2018년 송영중 당시 경총 부회장이 해임되자 후임으로 발탁됐다. 이어 지난해 2월 연임돼 2년 간의 임기를 수행 중이었다.

김 부회장이 구두로 처음 사의를 표한 것은 최근 정기국회가 끝난 직후로 알려졌다. 경총을 비롯한 재계의 강한 반대 기류에도 정부와 여당이 이른바 '기업규제 3법'과 노동조합법 개정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연이어 통과시킨 데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주위에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부회장은 중소기업중앙회 등 주요 경제단체 부회장들과 기업 옥죄기 법안 입법에 적극적으로 반대 활동을 해왔다. 경총 관계자는 "경총이 앞장서 반(反)기업법 입법을 반대했는데 정부와 국회가 전혀 귀를 기울여주지 않아 김 부회장이 큰 무력감을 느낀 것으로 안다"면서 "특히 경총 부회장으로서 노조법 통과를 막지 못해 회원사에도 죄송하다는 말을 계속 했다"고 말했다.

한 회원사 관계자도 "김 부회장은 스스로의 역할이 여기까지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면서 "자진 사퇴로 안팎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정부와 국회도 경제계의 뜻이 절박하고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으면 한다는 의사 표시로 안다"고 전했다.

경총은 오는 17일 회장단 회의를 열어 김 부회장 후임 문제를 논의한 후 이르면 24일 총회에서 후임자를 선임할 예정이다. 김 부회장 후임으로는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류기정 경총 전무 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경제단체 부회장으로서 정부와 국회 등과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무게감 있는 인사가 맡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있다"고 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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