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당 1000만원은 흔한 이야기'…서울 전역에서 아파트 고가화

84㎡ 기준 고가주택 9억원에 근접하는 수준
자치구 25곳 중 14곳 해당…성북, 서대문, 종로구도 근접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서울 아파트 고가화 현상이 강남·서초·송파구(강남3구)와 마포·용산·성동구(마용성)를 넘어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1월 기준 서울에서 아파트 평균 가격이 1㎡당 1000만원을 넘는 자치구는 14곳으로 2년 전(6곳)과 비교해 급증했다.

3일 KB부동산의 월간주택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동대문구와 강서구의 1㎡당 평균 아파트 가격이 1000만원을 돌파했다. 동대문구는 지난해 12월 983만4000원에서 1005만6000원으로, 강서구는 990만4000원에서 1008만6000원으로 올랐다. 이로써 서울 자치구 25개 중 절반이 넘는 14(56%)개의 평균 아파트 가격이 1㎡당 1000만원을 넘게 됐다.

2018년만 해도 아파트 평균 가격이 1㎡당 1000만원을 넘는 곳은 강남3구와 마용성 등 6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9년 하반기부터 집값 상승세가 확산하면서 광진·양천·중·동작·영등포구가 1000만원을 넘겼고 지난해 3월에는 강동구도 합류했다.

1㎡당 1000만원 이상은 국민평형인 84㎡(전용면적) 기준 평균 아파트값이 8억4000만원을 넘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고가 주택 기준으로 삼는 9억원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이에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동대문구나 서울 외곽의 강서구까지 이 대열에 합류한 것은 의미가 크다. 서울 전역에서 서민들이 살 수 있는 아파트가 소멸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9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 비중이 51.9%였다. △2018년 31.2% △2019년 37.2% △2020년 49.6%에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당 1000만원의 보편화·전역화는 풍부한 유동성·공급 부족 우려로 서울 집값이 급등하는 와중에 중저가 아파트의 키맞추기가 이뤄진 결과로 보인다. 9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는 은행권의 대출 규제가 덜하고 양도세 감면이나 중개보수, 취득세 등에서도 비용 부담이 적어 매수 수요가 많다. 게다가 전세 시장에서 밀려난 이들의 매수가 이어지며 가격이 급등했다.

아파트 가격이 1㎡당 1000만원이 넘는 자치구는 조만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성북구(994만1000원)와 서대문구(988만4000원), 종로구(981만9000원)가 유력 후보다. 노원구(926만1000원) 역시 얼마 남지 않았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 등 수도권에서 대출 규제가 덜한 9억원 이하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리며 고가 아파트의 비중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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