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서 의료·교육 27년 봉사활동 여혜화 베네딕다 수녀 아산상 대상

현지 맞춤 병원·학교 설립
의료봉사상에 민형래 원장
아시아 사막서 19년째 봉사

제32회 아산상 대상을 받은 여혜화 베네딕다 수녀(왼쪽)의 우간다 현지 활동모습[아산사회복지재단 제공]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병원과 학교를 짓는 등 현지 주민을 위해 27년간 봉사활동을 해온 여혜화 베네딕다 수녀(72)가 32번째 아산상 대상을 받았다.

대구에서 태어난 여혜화 수녀는 고교 졸업 후 대구에 있는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에 입회했다. 이후 수녀회 제안에 따라 필리핀 성 바오로대학교에서 간호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에는 고향으로 돌아와 병원에서 일했다. 1984년 소록도병원에 파견을 자원, 한센인을 돌봤다. 평생을 봉사하며 살겠다고 다짐한 그는 1993년 아프리카 우간다로 파견을 자원했다. 현지 수도 캄팔라에서 차로 2시간 정도 떨어진 진자라는 도시에 자리를 잡고 현지사정을 고려해 병원과 학교를 짓기로 했다.

1995년 병원역할을 하는 성 베네딕도 헬스센터를 짓고 직접 운영했다. 의사를 채용할 형편인 안돼 처음에는 여 수녀가 직접 진료하고 처방했다. 이후 자리를 잡으면서 의사를 채용했고 지금은 하루에 200명 넘게 찾을 정도로 주요 의료기관이 됐다. 현지 출산환경이 열악하고 영아사망률이 높아 산부인과를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데 힘쓰는 한편 2003년부터 에이즈센터를 운영했다. 이곳 에이즈센터는 우간다 정부로부터 우수기관으로 공인받기도 했다.

25일 아산사회복지재단에서 열린 제32회 아산상 시상식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왼쪽부터), 대상을 받은 여혜화 베네딕다 수녀의 대리수상자인 문현숙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대구수녀원 원장수녀, 의료봉사상을 받은 민형래 원장,‘사회봉사상을 받은 사회복지법인 성모자애원’대표 곽지숙 수녀가 기념촬영하고 있다.[아산재단 제공]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는 어린이를 위해 교육시설도 마련했다. 1995년 문 연 유치원은 2002년 공식 교육기관으로 인정받았고, 2000년 설립한 초등학교는 주변에 명문학교로 입소문이 났다. 현지 다른 사립학교보다 30% 이상 학비가 낮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은 학비를 면제받는다. 수녀원 내 경지에서 농작물을 재배해 자급자족하고 남은 농작물을 팔아 재정에 보태쓰고 있다. 호수 물을 끌어다 사탕수수를 재배하고 민물고기 치어를 기르는 등 여러 자립활동을 도모하고 있다.

수녀원과 병원, 학교로 구성된 우간다 공동체의 실무자로 일해 온 여 수녀는 2018년부터 공동체의 총 원장을 맡고 있다. 현지 정부도 처음엔 학교ㆍ병원부지를 25년 유상임대했으나 현지 주민 건강과 교육 등에 기여한 것을 인정해 7만5000평 부지를 전액 무상으로 기증했다.

아산상 의료봉사상은 아시아 사막지역에 종합병원과 교육시설을 짓고 19년째 봉사활동을 한 민형래 원장(54)이 받았다. 의대 졸업 후 수련시절 의료봉사 차 네팔에서 2개월 보냈는데 이후 귀국을 준비하면서 한국 비영리단체가 난민촌에 세운 한 병원을 일주일간 찾았다. 당시 병원 책임자였던 한국인 의사가 3년 임기를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었는데 이후 의사가 없다는 소식을 들은 민 원장은 직접 병원에서 의료봉사를 하기로 했다.

아산상 의료봉사상을 받은 민형래 원장[아산재단 제공]

차로 10시간 떨어진 사막지역 마을을 찾아다니며 무료 수술을 해오던 중 사막지역에 직접 병원을 짓겠다고 마음을 먹고 신생아실과 각종 장비를 갖춘 검사실, 50개 병상을 갖춘 병원을 설립했다. 2013년 개원 후 지역주민 10만명이 혜택을 받았다. 초기 시설이나 의료진 부족에 허덕였으나 이제는 현지 의료진 도움도 받아 현지인 의사 6명과 함께 매일 100여명씩 외래환자가 찾는다.

아산상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한 개인ㆍ단체를 격려하기 위해 정주영 아산재단 설립자가 1989년 만든 상이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수상자 여러분이 여유가 많아서 남들을 도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하셨을 것"이라며 "아산재단은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봉사하는 분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4차산업부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