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세자 친누이 화장품 현대식으로 재탄생

화협옹주묘 출토 화장품 함유 재료 넣어 제작
"올해 말 상품명 '프린세스 화협'으로 출시"

화장품 소개하는 전통대 정용재 교수(왼쪽)

화협옹주(1733∼1752)는 조선 영조의 딸이자 사도세자의 친누이다. 영조 19년(1743) 옹주로 봉해지고 그해 영성위 신광수에게 시집갔다. 미색이 출중했다고 전하나 열아홉 살에 홍역으로 사망했다.

문화재청과 고려문화재연구원은 2015~2017년 경기도 남양주 삼패동 화협옹주묘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화협옹주가 생전 사용했을 빗, 거울, 눈썹 먹 등 화장도구와 소규모 도자기를 찾았다. 쉰세 건 아흔세 점을 보존처리하고 분석해 재질, 성분 등을 확인했다. 갈색 고체 크림류(밀랍 성분)를 비롯해 적색 가루(황화수은), 백색 가루(탄산납과 활석), 액체류(개미 확인) 등 화장품 내용물 여덟 건도 연구해 지난해 국제학술대회와 특별전시에서 공개했다.

3호석함출토유물

국립고궁박물관과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화장품제조사 코스맥스는 22일 그 결과를 토대로 만든 현대식 화장품을 공개했다. '전통화장품 재현과 전통 화장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화장품의 가치를 널리 알리며 사용을 권장할 계획이다.

약 270년 만에 재탄생한 화장품은 파운데이션, 보습용 핸드크림, 입술보호제 세 종이다. 유물 분석과 문헌 조사로 확인된 밀랍, 홍화 꽃잎 등 전통재료 성분을 함유한다. 관계자는 "유해성분을 제외하고 출토 화장품에 함유된 재료를 넣어 제작했다"며 "성능 향상과 보관 기간 연장을 위해 현대적인 안료와 물질을 사용해 시제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말 '프린세스 화협(Princess Hwahyup)'이라는 상품명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설명하는 코스맥스 관계자

공개 행사에서는 화협옹주묘에서 출토된 청화백자 화장품 용기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용기 열 점도 베일을 벗었다. 관계자는 "크기와 형태를 수정하고 문양을 단순화시켜 실용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전통 가치에 대한 재창출"이라며 "K뷰티 활성화는 물론 문화유산 산업 진흥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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