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등 플랫폼, 금융영업 규제 세진다

금융위,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이달 디지털금융혁신방안 발표
소비자보호·공정경쟁 책임 강화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금융당국이 네이버파이낸셜 등 전자금융업자에 금융상품 판매와 관련한 책임을 지우는 방안을 추진한다. 빅테크(대형 정보통신 기업), 핀테크(금융기술) 기업 등의 사업자가 금융업에 진출할 때 기존 금융회사들처럼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소비자 피해가 야기될 수 있고 금융시장 전반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통해 이 같은 규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하고 세부 내용을 가다듬고 있다. 이들이 금융사와 제휴ㆍ연계해 영업을 하는 경우에 대한 명확한 행위규제를 마련함으로써 책임성을 높이고 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플랫폼 사업자가 광고 상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도록 하고, 직접 제작하거나 보장하는 상품이 아니라는 점을 명시하는 등 소비자의 오해를 방지할 책임을 지게 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은 금융당국이 이달 중 발표할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에 반영된다.

정부의 혁신 기조 아래 비금융회사의 금융업 진출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최근 '규제의 형평성' 논란이 가열됐다.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내놓은 일명 '네이버통장'을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이자를 정률로 지급하고 원리금이 5000만원까지 보호되는 통상의 '은행 통장'이 아님에도 똑같은 통장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미래에셋대우'가 들어가는 식으로 상품의 명칭을 바꿔 소비자들이 그 성격을 가능한 한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할 것을 권고했다.

최근 잇따르는 금융투자상품 관련 사고로 가뜩이나 시장 전반의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플랫폼 사업자들을 통해 부실한 상품이 판매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영업을 중단한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체 '넥펀'의 사례를 꼽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정보보호의 날 기념 세미나에서 "빅테크가 금융산업에 본격 진출할 것에 대비해 금융 안정, 소비자 보호, 공정 경쟁 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자의 경우 시장 내에서 소비자들과의 친밀도가 높고 나름대로 신뢰를 구축해왔기 때문에 이 곳을 통해 판매되는 금융상품에 대해 소비자의 경계심이 옅어질 수 있다"면서 "금융의 혁신이라는 흐름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소비자 보호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균형잡힌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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