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연발에 경주시 '아뿔싸' … 주낙영 시장은 페북 글 삭제 '혼쭐'

사과 메시지에 비난 댓글 쇄도…'팀해체' 거론에도 성난 목소리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유망주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 주낙영 경주시장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5월20일 일본에 방호물품을 보낸 사실이 알려진 뒤 해임을 건의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오르는 등 혼쭐이 난 지 40여일 만에 또다시 국민적 지탄의 대상으로 떠오른 셈이다. 한달여 전처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욕설에 가까운 댓글이 쇄도하자, 주 시장은 최근 글을 모두 내리는 등 아예 '소통 통로'까지 차단하며 바짝 몸을 낮추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주 시장은 페이스북 계정에 '고(故) 최숙현 선수의 명복을 빌며 진상규명 및 사고수습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지만, 되레 '매를 버는' 결과를 초래했다.

주 시장은 이 글에서 "폭행당사자인 팀닥터는 경주시와 직접적 계약관계는 없었으나 사후 추가조사 후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단은 경산시에 숙소를 두고 훈련해왔기 때문에 내부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경주시에서는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향후 이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팀 해체를 비롯한 강력한 조치 및 예방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이 글에 대해 '도움을 요청할 때는 귀담아듣지 않더니 언론에 보도되니 고발조치하는 것 아니냐' '꼭 피해자가 죽어야만 관심을 갖나' '시장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등 성난 목소리를 담은 댓글이 연일 도배되다시피 했다.

경주시청 자유게시판에도 경주시와 주 시장을 비난하는 글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4일 낮 12시 현재 시청 게시판엔 최 선수 사건과 관련해 160여 건의 글이 올라와 있다. 경주시와 시장을 질타하는 글이 대부분인 가운데 '경주시장은 허수아비인가' '일본에 마스크 보낼 때부터 싹수를 알아봤다' '두 번 다시 경주 안 간다' 등 극단적 비난글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 시장이 사과문을 통해 '팀 해체'를 거론한 것과 관련, '제대로 된 인사채용도, 관리도 못했으면서 팀 해체를 고려하나' '문제가 된 인사들을 해고든지 뭐든지 인사조치해야 정상이지 팀을 해체한다니, 생각없는 공무원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한편, 경주시는 지난 2월초 시청을 직접 찾은 최 선수 아버지로부터 딸이 훈련 중에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내용과 함께 징계 요청을 받았지만, '해외 전진훈련' 등을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 선수는 2017년과 2019년 경주시청 소속으로 활동하다가 올해 부산시체육회로 팀을 옮겼다. 최 선수가 활동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경주시 직장운동경기부 소속으로, 경주시체육회가 시 보조금을 받아 관리한다.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pdw120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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