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도 안 구해지네요” 무차별 감염에 심화되는 코로나블루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구직난 심화
코로나 고용 한파에 구직자들 '한숨'
"불안, 우울"…코로나 블루 현상 사회문제화

24일 서울 성북구 서경대학교에서 열린 SK그룹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필기시험인 종합역량검사(SKCT)에서 응시자들이 입실을 위해 거리를 둔 채 줄을 서 있다. 응시자들은 정부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시험 중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시험을 치러야 한다. 시험결과는 다음달 1일 이후 발표된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서울 양천구의 한 호텔 뷔페에서 근무하는 요리사 박유진(28ㆍ여ㆍ가명)씨는 답답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호텔 뷔페가 무기한 영업 중단에 들어가며 강제 휴직에 들어간 것. 언제까지 쉬어야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박씨는 단기 계약직을 알아봤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박씨는 "1개월 넘게 수입이 없어 단기 아르바이트라도 구하려 했는데 마땅치 않다"면서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 하는지 불안하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되는 가운데 이에 따른 구직난까지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고용 대란으로 코로나블루(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과 우울증) 현상도 사회문제로 대두된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번 달 2일까지 성인 남녀 80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블루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9.2%가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과 우울감, 즉 코로나블루를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가장 많이 호소한 증상으로는 1위에 '일자리 감소ㆍ채용 중단 등으로 인한 불안감(16.5%)', 2위에 '줄어드는 소득으로 인한 우울감(13.9%)'이 꼽혔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과 부정적 정보로 인해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늘어난다"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취업난으로 이어지며 구직자들의 한숨이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구직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기피 직종들이다. 택배 상하차나 임상 연구, 뷔페 서빙 등 '근무 당일 급여 지금'을 원칙으로 하는 곳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근 쿠팡 물류센터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구직자들도, 물류업체들도 서로를 꺼리는 모양새다. 뷔페와 같은 대형 식당도 상당수 운영을 중단하면서 단기 근무자를 뽑을 이유가 없다. 자금난이 이어지면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 인력 감축이라서다. 그 첫 번째 대상은 계약직, 아르바이트 직원과 같은 비정규직 근로자다.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코로나19에 따른 산업별 고용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살펴봐도 지난 3월 취업자 수는 전월 대비 22만9000명 감소했다. 산업연구원은 "코로나19로 실직보다는 채용 감소 문제가 심각하다"며 "노동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려는 청년층에 충격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 경기 고양시의 시간제 아르바이트 근로자 240명 채용에는 6497명이 몰려 그 경쟁률이 27.1대 1에 달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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