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아주대병원 갈등에 선긋는 복지부

15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진해군항에서 열린 해군 순항훈련전단 입항 행사에서 취재진이 해군 관계자에게 이국종 아주대학교 교수 관련 질문을 하고 있다. <br /> 해군 관계자는 훈련에 편승했던 이국종 교수가 이날 입항 행사 전 군부대를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뒤에 보이는 문무대왕함은 이 교수가 탑승했던 함정.[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몇년 전 일이 다시 불거져 안타깝기는한데 소모적인 논란으로 아주대병원이나 이국종 교수 모두에 부담이 되진 않을까 우려된다. 하지만 방송에서 나온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정부가 끼어드는 것도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이다."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이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에게 한 욕설이 MBC 방송보도로 알려진 후 여진이 가시질 않고 있다. 구체적인 배경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이 교수가 이끌고 있는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운영을 둘러싸고 수년 전부터 병원 내 갈등이 있었던 점에 미뤄 같은 맥락에서 일어날 일로 유추하는 이가 많다.

외상센터 지원업무를 맡고 있는 보건복지부 담당자들도 편치 않은 심정은 비슷하다. 다만 언론보도로 갈등이 부각된 상황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가 개입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보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간호인력 증원문제나 병상을 배정하지 못해 갈등이 불거졌을 때는 문제점을 살펴보고 입장차를 조율하기도 했지만 이번 일과 관련해서는 현재로선 직접 병원을 가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일을 두고 여론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갈등이 쉽게 봉합될 것으로 보는 데는 회의적인 시각이 주를 이룬다. 이국종 교수가 평소 주변에 "한국에서는 정상적인 외상센터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던 건 단순히 센터에 지원을 늘리는 식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외상센터 운영으로 인한 수익성문제를 비롯해 병원 내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큰 틀에서는 국내 의료서비스 공급체계 전반과도 얽혀있다.

과거에도 외상센터를 둘러싸고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적이 있으나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까지는 가지 못했다고 이 교수는 지적해왔다. 이 교수가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진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극적으로 석해균 선장을 살려내면서 중증외상센터 설립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이후 정부ㆍ정치권 논의과정에서 휘발됐었다. 지난해 10월 만난 이 교수는 "속된 말로, 귀순한 북한 병사 덕에 외상센터 지원예산이 늘어난 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전까지는 관심이 없었다가 2017년 11월 당시 귀순한 북한 병사를 치료한 후 여론관심이 늘면서 극적으로 예산이 늘어난 데 대한 지적이었다.

외상센터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외부로 표출됐지만 아주대병원은 외상센터 운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아주대병원은 과천ㆍ성남 등 경기 남부권역을 책임지는 외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권역외상센터는 일정한 기준을 갖추면 정부가 지정하는데 2012년 이후 현재까지 전국에 14곳이 지정돼있다. 앞으로 서울 등 3곳이 추가될 예정이며 현재까지 지정 후 반납한 곳은 한 곳도 없다. 병원 관계자는 "권역외상센터 반납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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