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환기자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최근 취업자수 증가폭이 넉달 연속 30만명을 넘는 등 취업시장이 작년에 비해 개선됐지만 내년에는 다시 나빠질 수 있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내년에도 경기 개선이 미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인구감소 역시 노동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16일 한국노동연구원의 '2019년 노동시장 평가와 2020년 고용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우리나라의 취업자수는 올해보다 20만7000여명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전망치인 26만5000여명에 비해 6만명 가까이 감소한 숫자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을 28만명, 내년을 24만명으로 예상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한은보다 국내 취업시장을 더 부정적으로 본 것이다.
연구원은 내년에 우리 경제상황이 올해에 비해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회복세는 미약해 고용상황을 크게 개선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특히 취업시장의 핵심인 제조업 고용이 내년에도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업은 개선됐지만 이를 제외한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 등 주요 산업은 회복세가 더디거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편의점,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등 금융위기 이래 도매 및 소매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 성장을 이끌었던 업태들이 포화상태에 도달하면서 전통 내수서비스 산업도 큰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반면 정부의 일자리사업 확대시행이 집중되고 있는 사회서비스 분야는 내년에도 고용상황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5세에서 64세까지의 생산가능인구 감소 역시 고용시장 둔화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연구원은 내년 생산가능인구가 올해 대비 20만명 가량 감소해 역대 최대폭 감소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노동인구 감소가 취업자수 증가를 가로막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인구변화는 향후에도 고용의 총량적 증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고용지표 해석에 있어 인구효과로 인한 착시는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40대의 고용둔화 역시 이어질 것으로 봤다. 연구원은 기술발전과 산업구조의 변화에 취약한 저학력 블루칼라 노동자를 중심으로 고용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내년에도 민간보다는 정부의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이 취업시장을 끌고 갈 것이라고 연구원은 평가했다. 성 실장은 "기획재정부 내년 예산안에 따르면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가운데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과 같은 직접일자리사업이 주로 증액됐다"며 "일자리 예산 확대는 노동시장의 회복을 도울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