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홍 GS칼텍스 사장, 新사업 밑그림 완성

국내 정유사 첫 원유 선물거래소 설립 참여

석유화학·충전인프라 이어 핵심 원유사업 강화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1년여 만에 신사업의 밑그림을 완성했다. 앞서 올레핀생산시설(MFC)로 석유화학 부문 확대, 토탈 에너지 스테이션으로 충전 인프라 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핵심인 원유사업 강화로 마침표를 찍었다.

GS칼텍스는 12일 국내 정유사로는 유일하게 원유 선물거래소 설립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허 사장은 전날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 아드녹(ADNOC), 세계 최대 거래소 그룹인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을 비롯한 글로벌 에너지기업 8개사와 함께 '아랍에미리트에서 생산되는 머반(Murban) 원유 선물거래를 위한 ICE 아부다비 선물거래소 설립 제휴 계약' 체결식에 참석했다. ICE 아부다비 선물거래소는 내년 상반기 중 머반 원유를 대상으로 선물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원유의 안정적 도입과 함께 가격 투명성을 확보하게 됐다. 머반 원유는 전 세계 60여개의 정유사들이 사용하는 원유로, GS칼텍스가 지난해 수입한 원유 2억7100만배럴 중 4700만배럴(약 17%)이 바로 머반 원유다. GS칼텍스가 수입하는 원유 중에서는 단일 유종으로는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머반 원유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선박 연료유 황 함량 규제 강화에 따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경질유다.

이번에 원유사업 부문을 강화하면서 허 사장이 그린 신산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는 외생변수에 따른 부침이 심한 정유사업 비중이 높아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허 사장이 취임 당시부터 포트폴리오가 탄탄한 신사업 강화를 주문한 이유다. 취임 후 첫 행보로 방문한 대전 기술연구소와 여수공장에서 허 사장은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규 포트폴리오 구축에 힘 써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그동안 GS칼텍스는 변동성이 큰 정유사업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사업 재편에 주력해왔다. 오는 2021년 가동을 목표로 한 에틸렌 70만t, 폴리에틸렌 50만t 규모의 MFC 구축이 대표적이다. 석유화학 부문 확장에 이어 허 사장은 미래 모빌리티에 따른 에너지원 변화에도 민감하게 대처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허 사장이 임직원들에게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와 전기차와 수소차 보급 확산 등 시나리오별 대응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에 따라 GS칼텍스는 LG전자, 현대기아차 등과의 협업을 통해 LPG·수소·전기 등을 충전할 수 있는 토탈 에너지 스테이션 구축에 나섰다.

올해 2분기 GS칼텍스는 현대오일뱅크에 업계 2위 자리를 내줬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미 전기차 배터리 등 새 먹거리를 찾은 SK이노베이션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대주주인 에쓰오일 등은 논외로 하더라도 한국 정유산업에 있어 큰 업적을 이룬 GS칼텍스가 현대오일뱅크에 자리를 내준 것은 뼈아픈 일이었을 것"이라며 "신사업으로 정유업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원유 선물거래소 설립 참여로 주력 사업 부문도 함께 가져가겠다는 GS칼텍스의 사업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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