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모스크바 회동‥중단된 대화 물꼬 틀까

러시아서 열린 회의에 남·북·미 정부 당국자 참석
北, 대미 메시지와 북미 접촉 가능성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이후 '모스크바 비확산회의'(MNC)에 참석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북한과 미국 정부 인사가 만나 스톡홀름 회담 이후 다시 중단된 북미 대화의 문을 열을지 주목된다.

7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모스크바 비확산회의-2019(MNC-2019)'가 개막했다. '1.5 트랙(반관반민)' 성격의 MNC에는 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대북특사,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참가하는 만큼 북ㆍ미와 남북 간 만남 성사 여부가 이목을 끈다. 북한의 대미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이날 열린 환영 리셉션에서 조 국장과 램버트 특사는 자연스레 5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반면 이 본부장과 조 국장은 전혀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환영 리셉션을 시작으로 8∼9일 양일간 본 회의가 열리지만 관심은 북ㆍ미 간 접촉에 쏠린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 문제를 논의하는 8일 저녁 세션이 하이라이트다. 이 세션에는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아ㆍ태지역 담당 외무차관, 북한의 조 국장, 스웨덴의 켄트 해슈테트 한반도 담당 특사 등이 참석한다. 특히 조 국장은 이 세션에서 북ㆍ미 협상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크다.

램버트 특사와 이 본부장도 이 세션에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세션이 아니더라도 행사 기간 중 북ㆍ미, 남북 인사 간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측이 인사를 해오면 자연스럽게 접촉이 이뤄지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 본부장은 "자연스럽게 조우할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현재로선 별도로 만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북한이 올해 말을 '새로운 계산법'의 시한으로 제시한 데 대해 데드라인을 인위적으로 설정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스톡홀름 북ㆍ미 실무협상의 결렬 선언 후 미국에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 보라"고 권고한 데 대한 첫 공개 반응이다. 미측은 MNC 개막일에 맞춰 이 발언을 공개하고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는 별도로 미 국무부는 이날 북한이 자국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차 명시한 테러 보고서에 반발한 것과 관련,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지키길 기대한다고 응수했다. 이 역시 직접적 맞대응보다는 비핵화 결단을 거듭 촉구하며 대화에 나오길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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