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전사' 국군유해 신원확인…故김영인 결사유격대원

설악산 침투 중 매복한 인민군에 의해 전사 추정
아들 "7살때 아버지 전사소식 들어…가슴 미어져"

고(故) 김영인 대원 생존 당시 모습 (사진=국방부)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 2009년 9월15일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일대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고(故) 김영인 결사유격대원으로 확인됐다고 6일 밝혔다.

김 대원은 1951년 1월 말, 제11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같은 해 2~3월 경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육군본부는 1951년 1월4일 예비병력 가운데 일부를 차출해 직할대인 '결사유격대'를 창설한 바 있다. 당시 이 부대는 제11연대, 제12연대, 제13연대, 제15연대, 제16연대 및 특별대로 편성됐으며 같은해 4월 초까지 60여일 간 강원도 영월, 평창, 인제 등에서 활동했다.

국방부는 김 대원이 11연대 소속으로 설악산 일대 침투기동 중 매복한 인민군에 의한 총격으로 전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김 대원은 강원도 인제군에서 완전유해로 발굴됐으며 무궁화 무늬 단추, 전투화 등을 포함한 14점의 유품도 함께 발견됐다.

고(故) 김영인 대원 수습현장 (사진=국방부)

그는 1923년 1월29일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에서 3남 2녀 중 장남으로 출생했다.

18살에 결혼해 슬하에 4자녀를 둔 가장으로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다가 6·25 전쟁이 발발하자 가족들을 피난시킨 후 28살의 나이로 군에 입대했다.

전투에 참가하기 직전, 피난길에 있던 아내가 막내를 출산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김 대원은 자전거를 타고 한 숨에 달려와 아내를 보살핀 후 가족들에게 건빵을 가득 챙겨주고 홀연히 떠났다. 그 뒷모습이 가족들에게는 생전 마지막 순간이었다.

고인의 아들 김해수씨는 "7살 때 아버지의 전사소식을 들은 기억이 남아있다"며 "자라면서 아버지가 안 계신 서러움에 많이 힘들었지만 내가 버틸 수 있는 것은 어머니 덕분이었는데, 아쉽게도 지난해 돌아가셔 아버지를 찾게 된 이 순간을 함께하지 못해 너무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가슴이 미어지고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친 후 귀환행사와 안장식을 통해 유해를 추후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이번 신원확인은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후 135번째다. 결사유격대원으로 참전한 전사자 중 신원확인이 된 사례는 두번째다.

고(故) 김영인 대원 유품 (사진=국방부)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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