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미중 무역전쟁 4라운드 향방은?

미ㆍ중 무역전쟁은 지난해 7월 340억달러에 해당되는 물품에 대한 상호관세부과의 1라운드를 시작으로 8월 160억달러 상호관세부과의 2라운드, 9월 미국은 2000억달러, 중국은 600억달러 상호관세부과의 3라운드가 진행되었다. 3라운드에 걸친 치열한 미ㆍ중 간 샅바싸움은 단순히 무역보복관세를 넘어 지식재산권(IP), 정부보조금, 화웨이 보이콧 등 기타영역으로 확산되었다. 올해 9월 미국은 남아 있는 3000억달러에 해당되는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부과를 시작함으로써 본격적으로 미ㆍ중 무역전쟁 4라운드에 접어들었다.

항상 그랬듯이 미ㆍ중 양국 간 협상의 낙관적 기대는 금물이다. 지난 1년을 회고해보면 기대와 실망, 그야말로 롤러코스트 국면이었다. 미국의 목적은 명약관화하다. 미ㆍ중 간 이슈의 무게중심은 경제적 현안 → 내부 정치적 현안 → 전략적 패권경쟁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최근 양국 간 나타나고 있는 우호적 분위기 조성은 양국이 당면한 내부 정치적 요인에 의한 셈법이다. 첫째, 미국의 경우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이 조급해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 8월 미국 고용통계에 따르면 비농업 분야 일자리도 전달 대비 줄어드는 등 미ㆍ중 무역전쟁 여파가 미국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는 미국 내 관련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진행한 미ㆍ중 양국 간 관세전쟁이 미국에 이로운지, 해로운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8%가 해롭다는 부정적 답변을 했고, 미국 내 경제학자 및 기업인들의 반응도 점차 부정적인 방향으로 확산되는 분위기이다.

둘째, 중국 내부 상황도 결코 만만치 않은 상태이다. 올해가 중국 건국 7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인데 미ㆍ중 무역전쟁, 홍콩사태 및 중국경제하방 압력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민은행이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해 약 9000억위안(151조원 규모)의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되지만 경기하방 압력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지난 8월 생산, 소비 등 중국 실물경제지표 성적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면서 리커창 총리도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6%대 목표 실현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ㆍ중 무역전쟁이 중국 산업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방증이다. 따라서 향후 미ㆍ중 무역전쟁의 프레임은 양국 간 진행되는 외생변수를 보기 전에 먼저 내생변수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4라운드 무역전쟁은 미ㆍ중 간 무역불균형 해소와 중국시장 개방 이슈의 접점에서 스몰딜 형태로 수습될 수도 있으나 내생변수에 따라 또 다른 긴장국면을 몰고 올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문제는 10월 초 고위급 회담에서 부분적인 봉합형태로 미ㆍ중 무역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중장기적 전략적 패권경쟁은 장기적이고 복합적 국면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패권 및 군사패권으로 귀결되는 양국간 전략적 파워게임은 동북아 외교안보ㆍ정치ㆍ경제지형을 지속적으로 변형시켜 나갈 것이다.

다가오는 무역전쟁 4라운드보다 향후 다가올 패권경쟁의 소용돌이를 준비해야 한다. 한국이 바로 그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미ㆍ중간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밸류체인(GVC)의 변화는 우리에게 단기적 손실을 줄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 혁신성장의 모멘텀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ㆍ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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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집부 이근형 기자 gh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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