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기술유출 혐의 포착…LG-SK 배터리 소송 새 국면

SK이노베이션, 지난 17일·20일 두차례 걸쳐 압수수색 받아

경찰, 채용 과정에서 기술유출 정황 발견

경찰 고소장 토대로 SK관계자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LG화학과 맞소송을 진행중인SK이노베이션이 지난 17일, 20일 두 차례에 걸쳐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배터리 소송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양사 CEO의 만남 이후 압수수색이 이뤄진데다, 경찰이 압수수색한 자료에서 기술유출 혐의의 단서를 발견하면서 양 사간 원만한 합의는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2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7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7일에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본사와 대전 대덕기술원을, 20일에는 SK이노베이션 본사와 서산 배터리 공장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지난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및 기술유출 혐의로 제소한 바 있지만 국내 수사기관에도 고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20일에는 사흘만에 두 번째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경찰은 지난 압수수색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영업비밀을 유출해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추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SK이노베이션 본사와 서산 배터리 공장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이날 추가 압수수색한 자료 분석을 마치는 대로 SK이노베이션 관계자들을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기업 기밀 자료가 유출됐다는 고소장 내용을 토대로 SK이노베이션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도 함께 조사중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4월 배터리 인력 76명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하며 이 과정에서 영업비밀 탈취가 이뤄졌다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제소한 바 있다. 이에 SK이노베이션도 LG화학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명예훼손 손해배상 및 영업비밀 침해가 없다는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지난 3일에는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미국 ITC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항목은 배터리 셀, 모듈, 관련부품, 제조공정 등이다.

SK이노베이션은 소장에서 LG화학이 GM과 아우디, 재규어 전기차에 납품한 배터리에서 자사 특허 2개를 침해한 것으로 특정하고 금지명령 구제 조치와 손해배상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사는 지난 16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회동을 진행했지만,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 CEO 만남 이후 연이은 압수수색으로 사실상 타협은 물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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