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문 대통령, 유엔 총회 때 아베 안 만난다

유엔 총회 기간 중 한일 및 한·미·일 정상회담 안 열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9월 25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파커 뉴욕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br /> 사진=청와대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UN) 총회 기간 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날 계획이 없는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두 정상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유엔 총회 기간 중 정상회담이 불발 됨에 따라 다음 달 22일 열리는 일왕 즉위식 때까지는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모멘텀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청와대에 따르면 최근 확정된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일정에 한일 정상회담 및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계획이 없다.

청와대는 한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한·미·일 정상회담 가능성은 열어 놓고 있었지만 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이 난 것이다.

문 대통령 취임 첫 해인 2017년 유엔 총회 때는 한미, 한·미·일 정상회담이, 지난해 유엔 총회 때는 한미, 한일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올해는 한일 및 한·미·일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고 한미 정상회담만 예정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정상을 같이 만나 양국 무역 갈등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문제 등 양국 현안을 중재하는 자리를 마련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현재로서는 그 같은 가능성이 없는 셈이다.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은 2017년 9월 유엔 총회 때 열린 이후 2년째 열리지 않고 있다.

2017년에는 7월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 때 세 나라 정상이 만난 데 이어 2개월여 뒤 열린 유엔 총회 때 다시 만난 것 확연히 달라진 양상이다.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호주와 인도 등을 포함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한·미·일 3각 동맹보다 중시하고 있는 점과 한일 정상의 냉랭해진 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양국 현안을 풀기 위해서는 정상끼리 만나 ‘톱 다운’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일 정상 간 만남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기간 중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약 1년째 정상회담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는 리셉션 장에서 만나 8초간 악수만 하고 헤어졌다.

청와대가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는 것은 일본의 태도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나봐야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만날 때는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일본이) 하는 것 봐서는 실익이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가 언급한 일본이 ‘지금 하는 것’은 일본 개각과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둘러싼 일본의 억지 등을 지칭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11일 각료 19명 중 17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하면서 우익 성향 인사들을 대거 중용했다.

특히 일본의 역사적 과오를 부정하는 발언을 하거나 영토에 관해 억지 주장을 한 인물들을 발탁해 한일 관계는 해결의 출구를 찾기는커녕 오히려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는 일본 대표단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해 한일 대표 간에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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