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사우디공격 배후 놓고 공방…유엔총회 정상회담 불투명

美고위관리 "사우디 공격, 이란·이라크 쪽에서 시작…순항미사일 쓰였을 가능성"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요 석유시설과 유전이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이란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달 말 유엔(UN) 총회에서 열릴 것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회동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15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은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제공한 위성사진 등을 인용,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은 예멘이 아닌 이란, 이라크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앞서 친이란 성향의 예멘 반군 후티는 본인들이 드론 10대로 이들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란이 배후에 있다고 비난했다. 한 고위관계자는 CNN에 "10개의 드론으로 사우디 석유시설 19지점을 공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후티가 주장하는 발사 위치와, 위성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발사 위치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발사 지점은 예멘이 있는 남쪽이 아니라 이라크와 이란이 있는 서북쪽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공격에는 순항 미사일이 쓰였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미 정부는 사우디 석유시설이 공격받은 직후부터 이란을 배후로 지목해 왔다. 이날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도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정권은 세계 에너지 공급에 필수적인 민간 지역과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에 책임이 있다"며 "우리는 그것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 역시 이날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과 인터뷰에서 "이란에 직접적인 원인이 있는지는 아직 보고받지 못했다"면서도 "후티는 이란의 도움 없이는 이런 공격을 할 능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공격의 기반이 되는 기술에 이란의 노하우가 확실히 관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프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외교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는 지난해 미국이 이란핵협정(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한 후 전개된 상황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비난에 이란은 발끈하고 나섰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국영TV 연설에서 사우디 공격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진 않았지만, "미국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를 지원하고, 무기 공급과 정보 제공을 해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주장에 대해 "(답할) 가치가 없다"며 "맹목적 비난과 부적절한 의견"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양국의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유엔총회 기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정상회담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콘웨이 고문은 "두 정상의 만남 여부와 관계없이 이란의 핵·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제재와 최대 압박 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만남도 아직 약속하지 않았다"며 "미 행정부는 이란의 악의적 행동에 대한 보복과 관련해 많은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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