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제 시행 1년, 日근무시간 13.5분 줄어

주 최대 52시간제 시행 후 서울·수도권 지역 직장인 근무시간(하루 평균 체류시간) 평균 13.5분 감소
여가·자기계발 관련 업종 이용액 평균 18.3% 증가
직장인 밀집 4개 지역(광화문, 여의도, 판교, 가산디지털단지) 빅 데이터 분석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지 1년이 지난 현재 국내 직장인들의 일평균 근무시간이 13.5분 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7월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서울 주요 4개 지역에서 직장인들의 일평균 근무시간(하루 평균 체류시간)이 13.5분 감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월로 따지면 3시간, 1년으로는 40시간이다.

고용부는 KT와 비씨카드에 의뢰해 직장인이 많은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판교, 가산디지털단지 등 4개 지역에서 주 52시간제 시행 이전과 이후 직장인의 근무 시간, 출퇴근 시간 및 여가 활동 업종의 매출액 변화를 분석했다.

여기서 이야기 하는 직장인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 달에 10일 이상 동일 기지국에서 4시간 이상 규칙적으로 연결된 휴대전화 이용자를 의미한다.

4개 지역의 특성을 살펴보면 광화문은 연령대가 고르게 분포하고 다수의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위치했다. 여의도는 30대 직장인 비중(약 38.9%)이 높고 금융 업종 다수가 분포했다.

판교는 25~39세 직장인이 우세(약 64%)하고 정보 기술, 게임 업종 등이 다수 위치했다. 가산디지털단지는 25~34세 직장인(약 41.3%)이 많았고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위주였다.

지역별로 보면 주 52시간을 이미 시행하고 있는 대기업이 많은 광화문의 근무시간이 39.2분 줄었다. 금융 업종 대기업이 다수 분포한 여의도와 정보 기술 업종 대기업이 주로 분포한 판교의 경우에 각각 9.9분, 9.7분 감소했다.

다만 주 52시간제가 시행되지 않은 중소기업들이 모여 있는 가산디지털단지의 경우에는 오히려 근무시간이 0.6분 증가했다. 300인 이하 중소기업들은 내년부터 주 52시간제를 적용받는다.

연령별로는 전 연령대에서 10분 이상 감소한 가운데 근무 시간이 가장 길었던 40대가 15.8분으로 가장 많이 감소하고, 30대는 14.1분, 20대는 11.8분, 근무 시간이 가장 짧았던 50대가 10.2분으로 가장 적게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20~30대 직장인은 4개 지역 모두에서 근무 시간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하는 청년층의 특성이 반영됐다고 고용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출퇴근 시간 변화를 보면 4개 지역 모두 퇴근 시간이 당겨지는 경향을 보였고, 출근 시간은 업종 특성, 주 52시간 시행 여부 등에 따라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다.

우선 광화문, 여의도 일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출근 시간은 늦어지고 퇴근 시간은 빨라지는 유형을 보였다. 광화문은 ‘9시 출근 6시 퇴근’ 유형으로 변화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여의도는 금융업계 특성상 9시 이전 출근자가 대부분이나 8시 이전 조기 출근은 감소하고 8시~ 8시 59분 사이 출근은 증가하였으며 오후 5시대 퇴근 비율이 3.8%p로 크게 증가했다.

판교, 가산 디지털 단지 일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은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 모두 당겨지는 경향이 나타났다.(일찍 출근해서 일찍 퇴근)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여가·문화·자기계발 관련 업종의 이용액은 크게 증가한 반면 사무실 인근의 유흥, 저녁 급식 이용액은 감소했다.

2017년 8월부터 2018년 5월까지의 서울시 비씨카드 이용액과 300인 이상 기업의 주 52시간제 시행 후인 2018년 8월부터 2019년 5월 이용액을 분석한 결과 여가, 문화, 자기계발 관련 업종의 경우, 주 52시간 시행 이전에 비해 시행 이후 이용액이 평균 18.3% 증가했다.

직장인 밀집 지역인 광화문·여의도·판교·가산디지털단지의 업종별 이용액 변화의 주요 특성을 보면 스포츠 레저, 학원, 여행 등 업종의 소비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스포츠 레저 업종(헬스 클럽·테니스·수영장·볼링장 등)의 소비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면 사무실 인근의 유흥 업종 소비는 전체 1% 가량 하락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통신정보와 신용카드 이용액의 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주 52시간제를 시행한 이후 직장인의 근무 시간 감소 경향과 퇴근 시간이 빨라지는 행동 변화가 유의미하게 관찰됐다"며 "근로 시간 감소로 인한 여유 시간을 여가와 자기 계발 등을 위해 사용하는 등 생활 유형 변화가 소비 행태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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