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유통' 원스톱은 옛말, 효율화로 도약 꿈꾸는 K뷰티(종합)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생산부터 유통까지 원스톱 제조방식을 고집해 온 전통적인 화장품 유통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생산은 외주를 주고 브랜딩과 마케팅, 유통 판로 개척에 주력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 큰 틀에서 제조와 유통의 거대한 분업화가 이뤄지는 셈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스크팩 전문기업 제이준코스메틱은 분할기일인 이달 15일을 기점으로 신설 분할법인 제이케이엠(JKM) 설립을 마쳤다. 당초 고정비용을 높여 문제가 됐던 생산공장을 별도 자회사로 두는 것. 분할 등기 완료 이후에는 빠른 시일 내 회사를 매각해 화장품 생산을 전면 외주화하고 효율화에 박차를 가한다.

공장 분할 후 매각 계획을 발표하면서 매각설이 돌기도 했지만 제이준코스메틱 측은 이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작년 '닥터제이준' 등 서브 브랜드를 신설한 만큼 주력사업인 화장품 사업을 꾸준히 이어갈 방침이라는 뜻이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물량을 일정 기간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공장 매각을 타진하기 위해 적당한 파트너사를 계속 물색하고 있다"며 "분할 이후 매각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주주들에게 설명하기 위한 기업설명회(IR)활동도 나서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에서는 제이준코스메틱 외에도 생산과 유통을 분리해 활동하는 국내 화장품회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 현지에서 고급 에스테틱 브랜드로 인지도를 쌓은 AHC가 대표적이다. AHC는 최근 제2 광군제라 불리는 6월 '알리바바 티몰 행사'에서도 국내 화장품 부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AHC를 운영하는 카버코리아는 제조자개발생산(ODM)ㆍ주문자위탁생산(OEM) 전문기업인 한국콜마 등을 통해 화장품 대부분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실제 한국콜마에서 AHC가 차지하는 매출비중도 작년 3분기 기준 약 18%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화장품업계 장벽이 낮아지면서 강소기업의 출현도 잦아졌다. 비디오커머스 전문기업인 블랭크코퍼레이션 또한 자체브랜드(PB)인 남성 전용 화장품 브랜드 '블랙몬스터'를 운영 중이다. 생산공장은 없지만 동영상에 특화된 재미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광고영상을 제작해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높였다. 더마코스테틱 전문 브랜드 '닥터원더'를 비롯해 다양한 생활용품 브랜드 등을 보유 중이다.

화장품업계에서 브랜딩에 집중하는 곳들이 나올 수 있는 배경은 제조기술에 대한 신뢰 덕분이다. 국내 대표 화장품 ODMㆍOEM 전문기업인 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등이 성업 중이다. 덩달아 화장품 용기 생산 전문업체인 연우나 펌텍코리아 등에 수주 물량이 몰리면서 함께 빛을 발하고 있다. ODM 중 먼저 브랜드 기업들에 기획을 제시하는 '턴키' 방식의 새로운 수주방식까지 나올 정도로 생산ㆍ제조에 특화된 업체들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기가 줄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 있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며 "생산공장이 이렇게 많아진 지금 한국 제조원에 대한 신뢰도 높아진 상태로 중소기업들 중 지피클럽처럼 유니콘이 나오는 상황에서 콘셉트나 브랜드가 무너지지 않도록 신경쓰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짚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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