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북핵 동결시 인도적 지원·연락사무소 설치 고려'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28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로 들어서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북한 비핵화 협상의 미국 측 핵심 라인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인도적 지원,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미 인터넷 매체인 악시오스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 뒤 귀국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전용기 안에서 가진 비보도 브리핑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를 '완전히 동결(complete freeze)'하는 것"이라며 "그것들을 더 이상 만들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북한이 WMD를 동결하더라도 제재를 완화할 준비는 되지 않았다"면서도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양보로 제공할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인도적 지원이나 외교관계 개선 등 다른 형태의 양보를 할 수 있다"며 인도적 원조, 개인 간 접촉 확대, 양국 수도에 연락사무소 설치 등 구체적인 양보안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이 우리에게 핵무기 20개를 줬다고 치자. 우리는 무엇을 얻을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나는 물론 국무부 장관, 대통령 모두 북한 제재에 대해 양보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비건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그동안 '빅딜' 등 일괄타결식 해법을 주장했던 미국이 '동시적ㆍ병행적' 해법, '유연한 접근' 등으로 수사를 바꾼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특히 비건 대표 스스로도 전날 미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 대신 동결에 합의할 수도 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대해 "순전한 추측"이라며 "현재로선 어떠한 새로운 제안도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한 것과 상반돼 미국 측 협상전략에 상당한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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