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에세이]지방은행 넘보는 저축은행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총자산이 지방은행을 넘볼 정도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OK·한국투자·유진저축은행 등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1분기 기준 총자산은 32조384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방은행 중 제주은행(5조9300억원), 전북은행(16조9500억원), 광주은행(22조8800억원)을 가뿐히 넘어서는 규모다. 경남은행(38조6700억원)의 자산 규모와 불과 6조원가량 차이난다.

지방은행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 부산은행의 자산은 54조7000억원이다. 대구은행이 51조1800억원로 2위다.

몇 년 전만 해도 저축은행은 침체기에 빠져 있었다. 2011년 대규모 부실 사태 이후 10여개의 저축은행이 파산했고, 금융지주나 대부업 또는 일본 등 외국자본에 매각된 자축은행도 나왔다.

이후 2014년부터 부활의 몸짓을 하더니 79개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2016년 52조3000억원, 2017년 59조7000억원, 지난해 69조5000억원, 지난 3월 말 기준 70조2000억원으로 빠르게 늘었다.

10개 대형 저축은행이 성장을 견인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자산이 7조6000억원이 넘고, 2위 OK저축은행은 5조7554억원으로 자산 6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나머지 3~10위 저축은행들도 최근 몇 년 새 자산을 급속하게 불렸다.

이들 저축은행은 전국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펴고 있다. 금융당국은 전국을 서울, 경기·인천, 강원·충청, 광주·전라, 대구·경북, 부·울·경 등 6개 권역으로 나눠 저축은행 영업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2개 이상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대형 저축은행들은 영업구역 제한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SBI저축은행 경우 부·울·경 지역을 제외한 5곳에서 영업 중이다. 또 모바일뱅킹 시대가 열리면서 영업 구역 제한 규제가 유명무실화 되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들은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해 사실상 전국 무대에서 실적을 올리고 있다. OK·웰컴·페퍼저축은행 등이 업계 모바일 강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자산 규모 증가가 미미하다. 일부 지방 저축은행은 300억~2000억원대로 자산 수준이 수 년 째 정체 중이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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