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 '김정은, 북미 적대관계 풀리면 핵무기 버릴 것'

"핵과 평화(체제보장) 교환된다면 핵 보유할 필요 없어""현재의 적대관계 하에서는 결코 핵무기 버리지 않을 것""문제 해결의 키는 미국에 있다…트럼프 대통령에 기대"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7일 북한 핵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북미 적대관계'라면서 적대관계가 해소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

김대중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과 국정원장을 지낸 임 전 원장은 이날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19 글로벌 인텔리전스 서밋' 오찬사에서 "김 위원장은 핵을 걸머지고 어렵게 생존하기보다는, 핵을 버리고 인민생활 향상과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길을 선택하기로 결단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임 전 원장은 "북한 핵 문제는 북미 적대관계의 산물"이라면서 "적대관계가 해소되지 않는 한 북한은 모든 것을 희생하며 어렵게 마련한 핵무기를 결코 버리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하지만 북미 적대관계가 해소되고 평화가 보장된다면 핵무기를 보유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이제 핵무력을 완성했으니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관계 정상화와 평화를 비핵화와 교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결단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나간다면 비핵화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전 원장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미국의 결단'이 중요하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기대를 걸었다.

그는 "북한을 압박하여 굴복시키려는 접근방법은 북한 핵개발을 저지하지 못했고, 이미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을 굴복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면서 "미국은 전쟁을 했던 중국·베트남과 관계를 정상화했고 쿠바·이란과도 수교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미국이 결단하면 북한에 대해서도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북핵문제 해결은 물론 한반도평화체제 구축의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 김 위원장이 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임 전 원장은 북미관계가 정상화되고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주한미군과 한미 안보동맹,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유럽에서는 냉전 종식 후에도 나토(NATO)를 유지하고 있으며 계속 미군이 유럽에 주둔하고 있다"고 상기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평화의 길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며 "평화를 향해 가는 길에 크고 작은 난관이 있더라도 일희일비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일관성 있게 앞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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