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에 이어…분양시장도 '꿈틀'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최동현 기자] 서울 아파트 가격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한 달 반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 급매가 소화되면서 호가가 오른 데다 추격 매수가 하나 둘 붙으면서 집값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분양시장도 성수기를 맞아 큰 장이 열리면서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띨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지난 주까지 6주 연속 상승했다. 3월29일 기준 한 주 반짝 상승(0.05%)한 후 다시 내리막길을 걷다가 지난 달 19일 기준 0.05% 재차 상승 전환한 후 6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달 26일 기준 0.14% 오른 후 지난 4주간은 0.01~0.09% 소폭 반등했으나 시장 관계자들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엔 강남구 개포지구와 은마,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 주요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일부 추격 매수가 붙은 영향이 컸다. 이들 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지난 3월부터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됐다고 입을 모았다. 잠실동 A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급매 중심으로 일부 거래만 성사됐으나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며 "5단지 외에도 기존 잠실주공 재건축 단지인 '엘리트(엘스ㆍ리센츠ㆍ트리지움)'도 거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9·13대책 발표 후 이어진 거래절벽은 여전한 상황이지만 이 역시 봄시즌에 접어들며 소폭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1574건까지 떨어졌던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3월 1774건으로 회복한 후 4월 2404건으로 2000건을 웃돌았다. 5월엔 27일 현재 2542건으로 전달 수준을 넘어섰다.

이 같은 분위기는 분양시장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5월 마지막 주에만 전국에서 1만1000여가구가 분양을 준비하고 있으며 지난 주말 견본주택만 10개가 열렸다. 특히 세종시에서는 7년여 만에 3200여가구가 동시 분양에 나섰다. 이들 단지엔 주말 각각 3만~5만명 구름인파가 몰렸다.

지난 24일 개관한 '세종 더휴 예미지' 견본주택에는 주말 3일간 3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주말 내내 견본주택 입장 대기 줄이 300m 이상 이어졌고 입장하는 데만 1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견본주택 일대는 온종일 교통 혼잡을 빚었다. 이번 세종시 분양은 3개 컨소시엄, 5개 블록, 3256가구가 동시분양으로 계획돼 전국적으로 관심이 높았다. 시 출범 후 7년 만에 진행되는 동시분양이자 세종시 기준 역대 최대 물량이다. 건설사별로는 한신공영ㆍ금성백조의 전용면적 59~97㎡, 총 846가구(세종 더휴 예미지), 금호건설과 신동아건설의 전용 59~100㎡, 총 1210가구(세종 어울림 파밀리에 센트럴), GS건설과 대림건설의 전용 84~160㎡, 총 1200가구(세종 자이 e편한세상)등이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던 부산 분양시장도 모처럼 활기를 보였다. 두산건설이 부산 동구 범일동에 짓는 '두산위브더제니스하버시티'엔 주말을 포함한 3일 동안 총 5만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두산건설 분양 관계자는 "개관일이었던 지난 24일에만 1만여명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며 "부산 북항 개발과 엑스포 국가사업 유치 추진 확정 등 개발호재와 맞물려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주요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반등세와 주요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서울 주요 재건축은 고점대비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고, 분양시장은 최근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서울 주요 지역과 강남 생활권, 세종시와 일부 광역시 등에 대한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같은 움직임이 집값 전반의 추가 상승을 불러오는데 대해선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당분간 가격을 다지는 형국일 것"이라며 "하락폭이 둔화되는 것도 시장 적응력에 따른 것으로 큰 폭 하락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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