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부동산 한파 덮치나…주택거래량 40% 뚝

4월 소비자 심리 지수 11포인트 급락…미분양도 증가세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제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집값 바닥론'이 제기되고 있는 서울 등 수도권 시장과는 다른 모습이다. 주택 거래량은 올 들어 최저 수준까지 줄었고 시장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소비자심리 역시 가파르게 나빠지고 있다.

27일 한국감정원과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제주의 지난달 주택 거래량은 1095가구로 지난 1월(1566가구) 대비 40% 이상 감소했다. 3월 소폭 증가세를 보였던 주택 거래량은 재차 최저치를 갈아 치웠다.

제주시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11월과 12월 900가구 수준에서 올해 1월 1022가구로 늘었으나 2월 이후 700~800가구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서귀포시 역시 1월 300~400가구 수준에서 500가구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지난달 다시 329건으로 급감했다.

아파트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제주의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328가구으로 1월 701가구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제주시가 397가구에서 218가구로, 서귀포시가 304가구에서 110가구로 줄었다. 정부의 집값 상승 억제 정책 이후 급변했던 서울에 비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던 제주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거래량 감소로 인해 미분양도 증가하면서 매매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 2월 말 기준 제주도 미분양 주택은 1271가구로 전월 대비 7.1% 증가했다. 1월에 소폭 감소세를 보인 후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무엇보다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729가구에 이르고 있다.

시장 전망의 지표 중 하나인 소비자 심리도 부정적이다. 제주의 부동산 소비자 심리지수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도 급격하게 꺾이는 추세다. 지난달 제주 지역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지수는 전월 74.9 대비 10.7포인트 급락한 64.2를 기록하며 낙폭 1위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해 낙폭은 17.3포인트에 달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하는 소비자 심리지수는 0~200 사이의 값으로 표현되며, 지수가 100을 넘으면 가격 상승이나 거래 증가 응답이 많음을 의미한다.

주택시장과 매매시장의 낙폭은 더욱 컸다. 주택시장 소비자 심리지수의 낙폭은 11.2포인트 하락해 74.7에서 63.5로 내려갔고, 주택 매매시장 소비자 심리지수는 74.5에서 59.2를 기록하며 15.4포인트 낙폭을 보였다. 경남과 충북의 낙폭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역별로 주택 매매시장 소비자 심리지수가 60을 하회한 지역은 제주가 유일하다.

국토연구원은 "미분양 적체로 아파트값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도내 주택수요 감소와 이주 열풍이 꺾인 가운데 거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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