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종전VS확전 가르는 벼랑끝 협상…강대강 대치중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측 협상 대표단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도착하자마자 전세계 경제 흐름에 변화를 줄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진행된다. 종전과 확전으로 나뉘는 갈림길에서 양국은 서로 압박 수위를 높이며 강대강 대치중이다. 협상이 실패할경우 중국은 경세성장률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지고 미국 역시 내부 불만 확산으로 인한 정치적 충격을 견뎌내야 한다.

9일 양국은 무역전쟁 휴전 기간 내 마지막일 수 있는 무역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막판 기싸움 중이다. 류 부총리의 워싱턴행이 임박하자 미 무역대표부(USTR)는 관보 사이트에 2000억달러(약 235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오는 10일부터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는 내용을 공지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보 게재가 된 이날 트위터에 "중국 측에 더는 돈을 뜯기는 일이 없을 것이고 관세 부과로 돈이 들어오는 것에 만족한다. 매년 미국 재정을 1000억달러 이상 채우는 관세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이는 미국에 좋고 중국에는 좋지 않은 일"이라고 적어 중국을 약올리기도 했다.

그동안 미국의 관세 위협에 신중하게 대응했던 중국도 강경 어조가 담긴 심야 성명으로 맞섰다. 중국 상무부는 밤 12시 직전 긴급 성명을 내고 "무역 갈등을 격화시키는 것은 양국과 전 세계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 중국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미국이 관세를 인상하면 중국도 부득이하게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논평을 통해 "우리에게 불리한 것에는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중국의 강경한 입장을 드러낸데 이어 이날 환구시보 역시 논평에서 "미국이 관세율을 인상한다 하더라도 중국 기업과 정부는 이에 대처할만한 능력이 있다. 중국은 필요할 경우 미국과의 무역전쟁 장기전에 대비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게재하며 양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강대강 대치 속에 판세는 중국에 불리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관영언론을 총동원해 중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관세전쟁이 재개되더라도 중국은 그 충격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고 대응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전날 중국 해관총서가 예상외로 크게 위축된 4월 수출 경제지표를 발표했듯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 인상은 경제 충격을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봉합에 실패하고 확전될 경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당장 10일 0시부터 미국이 2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할 경우 향후 1년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0.3~0.5%p 내려가 6~6.2%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봤다.

만약 미국이 예고대로 나머지 325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대해서도 추가로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경제성장률은 0.5%p 정도 더 내려가 정부가 연초에 정한 목표치인 6~6.5%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UBS의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UBS는 무역전쟁 확전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1.6~2%p 끌어내릴 수 있다고 봤으며 미국 증시가 고점 대비 10~15% 하락하는 동안 중국증시는 15~25% 내려가는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경제 충격을 만회하기 위해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쏟아낼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딩슈앙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실제로 경제가 필요로 하는 것 보다 더 많은 인프라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등 경기부양책을 써서 어떻게 해서든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맞추려 할 것"이라며 "다만 이렇게 경제를 떠받친다고 해도 경제성장의 질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