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길기자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비무장지대(DMZ) 유해 발굴지역인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에서 현무암으로 쌓은 시설인 석렬(石列)과 조선시대 도자기 조각이 발굴됐다. 문화재청은 지난 16∼18일 이 일대에서 진행한 문화재 분포·현황 조사에서 잔존 길이 약 20m인 현무암 석렬과 유물 10여 점을 수습했다고 23일 전했다.
현무암 석렬은 3∼5단이다. 지뢰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 정확한 규모는 파악할 수 없었다. 다만 2008년에 발행된 보고서에 없는 유적으로 확인됐다. 일대에서는 15세기 무렵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분청사기 계열 대접 조각 한 점과 고려 혹은 조선시대에 만든 도기 조각들, 소토(燒土·구운 흙) 등도 발견됐다.
분청사기 조각은 굽 측면이 대나무 마디와 유사했다. 굽 바닥에서는 도자기를 구울 때 사용한 모래가 붙어 있었다. 태토(胎土·바탕흙)는 정선하지 않은 회백색으로 파악됐다. 도기는 손잡이가 사라진 연질 도기와 경질 도기 두 종류였다. 물로 손질한 흔적이 남아 물레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조사단은 화살머리고지를 에워싼 역곡천 건너편 약 600m 지점에서 태봉국 철원성 방어시설로 알려진 중어성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현무암 석축(石築)도 확인했다.
자연문화재 조사에서는 편암과 운모편암 등 변성암류가 널리 분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역곡천과 땅 경계 주변 지질은 현무암이었다. 숲에는 신갈나무와 갈참나무가 많고, 중부 이북의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수목도 있었다. 고라니 같은 포유동물 서식 흔적과 박새 등 조류 흔적도 발견됐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