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낙관론 접은 정부 '실물지표 부진'

기재부 그린북 4월호 발표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심나영 기자] 정부가 한 달 만에 수출, 생산, 투자 등 주요 실물지표에 대한 낙관적 인식을 거두고 부진론으로 돌아섰다.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를 특히 강조했다. '정부의 경제 상황 인식이 안이하다'는 비판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관련기사 6면

기획재정부는 12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를 통해 "설 연휴 요인을 배제한 지난 1~2월 평균적인 동향을 볼 때 서비스업 생산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투자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고 생산ㆍ소비는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한 달 전의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정부는 3월호에서 '긍정적인 모멘텀이 있다'고 언급, 정부가 경제 상황을 안이하게 보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기가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판단해 시각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감도 짙어졌다. 기재부는 "최근 우리 경제는 미ㆍ중 무역갈등,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불확실 요인이 상존하는 가운데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하방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달에는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세계 경제 상황과 반도체 업황 부진을 특히 강조한 것이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최근 우리 경제가 제시했던 불확실성 요인은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이었다"며 "이 가운데 반도체 업황 부진,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등이 구체적으로 실물지표들에서 하방리스크로 작용하는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넉 달째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수출 주력 상품인 D램과 플래시 메모리 수출물가지수는 각각 8개월, 17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하락 속도는 일시적으로 둔화됐다. 3월 전체 수출 물가지수는 원ㆍ달러 환율과 국제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0.5% 오르면서 8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기재부가 한 달 만에 낙관론을 거두고 경기 부진을 인정한 것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세종=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심나영 기자 sn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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