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쇼핑백에 원산지 표시라니요' 백화점 '멘붕'

일회용 비닐봉투·쇼핑백 사용 금지
단면 코팅 쇼핑백 허용했지만, 원지종류 등 정보 표시 의무화
"시행 코앞인데 어쩌나…단가상승 우려"
환경부 "과도기 거쳐 종이백 사용 늘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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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다음달 1일부터 대규모 점포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전면 금지되는 가운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용가능한 쇼핑백' 가이드라인을 놓고 현장에서 혼란이 일고 있다. 환경부가 제도 시행 4일을 앞두고 순수종이 재질만 사용할 수 있다는 기존 방침에서 코팅된 일부 쇼핑백도 허용한다고 밝히면서 기존 재고처리와 함께 추가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9일 정부부처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4월1일부터 백화점, 대형마트, 복합몰, 대형 수퍼마켓 등에서 1회용 비닐봉투와 쇼핑백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위반횟수에 따라 최대 과태료 300만원까지 부과된다. 환경부는 그동안 순수종이 재질의 쇼핑백만 허용한다고 했지만 계도기간 중 발생한 문제점들을 반영해 합성수지 재질이나 UV코팅을 제외한 일반코팅, 라미네이션한 쇼핑백의 경우에 단면만 코팅됐을 경우 규제하지 않는다는 다소 완화된 지침을 내놨다. 다만 쇼핑백 외부 바닥면에 '원지종류'와 '표면처리방식', '제조사', '제조일자' 등의 정보를 표시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재활용 가능한 쇼핑백의 분리배출을 원활하게 위한 조치다.

유통업계에서는 기존 코팅된 쇼핑백을 계속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려 다행이라는 반응과 함께 'UV, 도포, 라미네이션' 등 전문용어를 이해하기 어려워 사용여부를 정확하게 알수없다는 의견과 원지종류와 같은 정보를 의무적으로 추가해야할 경우 비용상승이 우려된다는 목소리 등이 나오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당장 다음주부터 새로운 규제를 적용받는데 쇼핑백에 제조 정보를 넣어야 한다고 하니 당혹스럽다"면서 "특히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해외에서 쇼핑백을 받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 규정에 맞게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쇼핑백을 재활용할 수 있느냐 여부가 관건인데 표면처리 방식이야 일정부분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원지종류와 제조사까지 기재하라는 건 불필요하지 않은가 싶다"면서 "세부정보를 파악해 삽입해야하는게 결국 단가가 올라갈 수 있는 부분이라 걱정스럽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아직 지자체를 통해 공문을 받지 못했는데 입점업체들로부터 문의가 계속 오고 있어 정확한 안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가 명절 선물세트 등 대규모점포에서 판매하는 선물세트에 제공되는 패키지 쇼핑백과 와인용 쇼핑백이 규제대상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통상 부피나 무게가 큰 고가의 선물세트나 와인용 쇼핑백의 경우 합성수지나 부직포 쇼핑백을 많이 써왔는데 일체 사용할 수 없다.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 입점업체들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 관리 주체가 과태료를 내야하는 데 이에 대해 한 쇼핑몰 관계자는 "임대업체들에게 관련 규정 준수에 대해 공문을 보내고 독려할 수 있지만 강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입점업체가 규정을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운영 주체가 떠안아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는 기존에 쓰던 쇼핑백을 사용할 수 있게 길을 열어준 만큼 유통업계의 불만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8월께 만료되는 연구용역을 거쳐 쇼핑백을 포함해 종이컵, 플라스틱 뚜껑 등 다른 일회용품 규제에 대한 구체적인 추가 가이드라인도 내놓을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대규모점포들은 4월1일이 지난 시점이라고 해도 기존에 사용하던 제조일자 없는 쇼핑백을 재고 소진시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면서 "과도기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순수 종이재질의 쇼핑백 사용을 늘려나가는 쪽으로 하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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