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러]멜로 감성으로 들여다본 일본 과거 그리고 현재

■ 아사코=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히가시데 마사히로ㆍ가라타 에리카ㆍ세토 고지ㆍ야마시타 리오 주연 ★★★☆

아사코(가라타 에리카)는 오사카에서 우연히 만난 바쿠(히가시데 마사히로)와 사랑에 빠진다. 바쿠는 제멋대로 행동하는 한량이다. 신발을 산다고 나가더니 돌아오지 않는다. 아사코는 2년 뒤 바쿠와 똑같이 생긴 료헤이(히가시데 마사히로)를 만나 연인이 된다. 그러나 바쿠가 인기 모델이 되어 나타나 혼란에 빠진다. 멜로를 가장한 사회 드라마다. 바쿠는 거품경제로 일컬어지는 과거의 일본, 료헤이는 동일본대지진 등을 극복하지만 불신에 사로잡힌 현재의 일본을 각각 가리킨다.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아사코의 얼굴에서 변화를 감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무표정이 이야기에 교묘하게 스며들어 묘한 긴장을 조성한다. 모든 장면을 자연광만 이용해 촬영했다. 감정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기도 하지만, 일부 장면에서 비현실적인 느낌을 준다. 장대비를 뿌리던 먹구름이 천천히 걷히면서 강가가 환해지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 돈=박누리 감독, 류준열ㆍ유지태ㆍ조우진ㆍ김재영ㆍ원진아ㆍ정만식 주연 ★★

부자가 되고 싶은 꿈을 품고 여의도 증권가에 입성한 주식 브로커 조일현(류준열). 실적 부진으로 해고 위기에 몰린 순간,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에게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거래 제안을 받는다. 금융사기를 소재로 한 범죄영화다. 장현도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 다양한 주식 용어들이 나오지만, 몰라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무리는 없다. 빠른 전개로 장르적 재미를 전하는데 주안점을 두기 때문이다. 익숙한 설정이나 흐름의 단점을 메울 요소는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절정은 숫자와 대사에 기대는 비중이 높은 탓에 좀처럼 긴장이 형성되지 않는다. 돈에 대한 욕망도 그다지 강하게 묘사돼 있지 않다.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각각의 관계가 단순하게 그려진다. 주인공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으나, 배역 활용의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류준열의 긴 호흡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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