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교묘한 제재 회피로 체재 유지…기상 천외'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연례보고서 통해 밝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자료사진.

[아시아경제 뉴욕 김봉수 특파원] 북한이 선박 불법 환적, 사이버 해킹 등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교묘히 회피하면서 체제 유지 및 핵무기ㆍ대륙간탄도미사일(ISBM) 등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CNN 등이 보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 패널 연례보고서에는 이같은 현실이 그대로 적시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선박대 선박' 환적 수법을 통해 생명줄인 석유 밀수에 성공하고 있다. '육통호' 방식이 대표적이다. 북한 선적임을 숨기기 위해 파나마 등 외국 선적인 것처럼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를 보내거나 다른 국가 선적으로 등록하는 수법을 써서 석유 제품을 운송하는 방식이다.

대북제재위는 선박대 선박 환적의 근거지로 남포항을 지목했다. 대북제제위는 "북한의 항구 중 남포항은 특히 의심스럽다. 금수 품목인 석탄 수출과 유류의 환적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수입된 석유류는 수중 송유관을 통해 남포항으로 옮겨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은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을 사용해 상대방과 통신을 해 신원을 확인하는 등 교묘한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

대북 제재로 막힌 달러화 조달을 위해 사이버 공격도 대대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제재위에 따르면 북한은 2017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아시아에서 최소 5차례에 걸쳐 가상화폐거래소를 해킹해 5억7100만달러를 빼돌렸다. 2018년 5월 1000만달러를 절취한 칠레 은행 해킹, 같은 해 8월 1350만달러를 훔친 인도 코스모스 은행 해킹이 대표적 사례다.

반면 북한의 핵ㆍ미사일 프로그램은 여전히 가동되고 있다. 제재위는 영변의 5MW(메가와트) 원자로가 지난해 몇차례에 걸쳐 부분 가동 중단했지만 여전히 가동 중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 회원국은 9~10월 원자로 부분 가동중단 소식을 전하면서 "핵연료봉 인출이 이뤄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제재위는 또 지난해 남ㆍ북 정상회담이나 6월 싱가포르 북ㆍ미 정상회담 등에서 목격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급 전용차들에 대해서도 "명백한 제재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메르세데스 벤츠 리무진, 롤스로이스 팬텀, 렉서스 LX570 등의 차량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유엔 대북 제재 결의에 따른 '사치품'으로 대북 수출이 금지된 품목이기 때문이다.

뉴욕 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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