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코스피 아닌 나스닥 갔다면…'

[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는 코스피가 아닌 마국 나스닥시장으로 갔어야 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최소한 금융당국으로부터 감리와 재감리를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2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삼성바이오-증선위 행정소송 쟁점과 전망' 토론회에 참가해 이같이 말했다. 조 명예교수는 삼성바이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를 기존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한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며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고의적 분식회계' 결론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증선위는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고 판정했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선위 결정에 불복하는 행정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은 고의 회계분식에 대한 논쟁의 여지가 있다며 지난 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증선위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를 인용했다.

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삼성바이오와 동업회사인 바이오젠과의 관계, 그리고 에피스의 기업가치 변화가 삼성바이오-증선위 행정소송의 쟁점이 될 것이라고 봤다.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증선위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바이오가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처리했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은 것은 중과실이라고 판단했다"며 "그러나 이 기간 삼성바이오는 계속 유상증자를 통해 에피스에 대한 지분을 91.2%까지 늘렸고, 바이오젠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아 지분율은 8.8%까지 떨어져 삼성바이오가 에피스를 종속회사로 처리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의 콜옵션 계약에 따라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전환한 것도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최 명예교수는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 간 합작투자계약서에 어느 한 쪽이 52% 이상을 가져야 단독 지배권을 인정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50%+1주만으로는 단독 지배권 행사가 불가해 에피스는 삼성바이오의 관계회사가 맞다"고 덧붙였다.

에피스의 기업가치가 2015년을 기점으로 크게 달라졌다는 점 역시 삼성바이오가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근거로 꼽혔다.

전삼현 숭실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2015년 에피스가 개발한 7종의 바이오시밀러 중 자가면역질환치료제가 국내시판허가를 받아 실제로 2016년 1월 유럽의약품청으로부터 판매승인을 받았다"며 "에피스의 기업가치가 벤처기업으로 머물렀다면 삼성바이오의 종속회사로 남았겠지만, 기업가치가 상승하면서 바이오젠과 공동경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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