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국민통장' ISA

서민 '재산형성'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매달 신규가입자 만큼 해지
정권 교체 후 금융권 홍보 시들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한때 ‘국민통장’으로 불렸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관심에서 멀어져 잊혀진 존재처럼 전락했다.24일 금융투자협회의 ‘ISA 다모아’ 홈페이지 공시를 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ISA 가입자는 215만1253명이다. 2016년 3월 출시 후 3개월 간 유치한 가입자 213만8337명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상품 출시 초기엔 금융권에서 가입자 유치 경쟁이 심했다. 출시 첫날 32만여명이 가입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금융회사를 찾아 ISA를 가입하기도 했다.반짝 흥행이었다. 2016년 12월 말 기준 239만788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7년 12월 말 211만9961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1월 말까지 1년 동안 3만1292명 늘었다. 매달 신규 가입자 수 만큼 해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도입 취지에 따르자면 ISA 계좌에 들어간 돈은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돼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기준 ISA에 들어 있는 5조5947억원 중 예ㆍ적금이 3조6746억원에 달한다. 주식과 채권 등 펀드에 투자돼 있는 돈은 7300여억원에 불과하다.은행이 가입자의 90% 이상을 유치했는데 원금 보장을 생각하는 고객에게 주식이나 채권으로 구성된 투자 상품을 권유하는 게 적절치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또 박근혜정부 말기에 출시된 금융상품이라 정권 교체 후 금융당국과 금융권의 홍보가 시들해진 점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 정부에서 밀어붙인 정책상품이다 보니 새로운 정부에서 관심을 접자 금융사들도 더 이상 판매에 열을 올리지 않았다”고 했다.ISA는 지난해 말 판매 종료 예정이었으나 과세특례 기간이 3년 늘어나 2021년 12월31일까지 판매된다. 가입 대상도 근로ㆍ사업소득자에서 2년 내 퇴직자 또는 휴직자로 확대됐다. 금융수익의 200만원(서민형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금액초과 시 9% 분리과세)을 받는다. 중도 인출해도 납입금액만큼 세제 지원이 된다. 하지만 의무가입 기간 5년(서민형 3년) 조건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요즘 같은 불황기에 적금이나 보험도 깨는 마당에 의무가입 기간 5년은 너무 길다”고 말했다.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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